증권 증권일반

외국계 운용사 자금 유출 조짐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해외주식형펀드 유입액이 주춤하면서 해외펀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운용사에서 자금 유출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이들 외국계 운용사는 글로벌 하우스의 강점을 살려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의 최대 수혜를 받으며 지난해 해외투자 자금의 상당부분을 빨아들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증가와 해외펀드 자금의 국내 회귀 등으로 외국계 운용사의 자금 유출 현상은 오히려 국내 운용사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이 기회를 통해 국내 진출 외국계 운용사가 방향 모색을 게을리 할 경우 본사에서 설정된 상품을 복제펀드로 국내에 들여와 전달만 하는 ‘상품 판매처’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자산운용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8일까지 해외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설정액(재투자 포함)은 3조9405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유입액 6조6304억원의 60% 수준이다.

특히 지난 23∼25일 사흘 동안 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567억원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국내 운용사보다 외국계 운용사의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지난 22일 대비 28일 현재 국내·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운용사는 총 11곳. 이중에서 외국계는 피델리티자산운용(-250억원), 기은SG자산운용(-190억원),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100억원), PCA투신운용(-50억원),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30억원), 슈로더투신운용(-70억원) 등 6곳이나 된다. BNP파리바가 50%(-1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BNP파리바운용(-1080억원)까지 포함하면 11개 운용사 중 7곳이 외국계인 셈이다.

한 증권사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주가 등락 점검이 수월한 국내펀드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라며 “그렇다 보니 해외펀드 비중이 많았던 몇몇 외국계 운용사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브릭스펀드’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며 총설정액만 11조5870억원(28일 현재)으로 업계 8위에 오른 슈로더투신운용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현재 협회에 공시된 펀드매니저 수는 5명이 전부다.

이는 설정액이 비슷한 SH자산운용(10조8700억원)의 매니저수 27명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슈로더투신운용의 경우 ‘브릭스펀드’와 ‘차이나그로스펀드’의 규모만 5조6000억원으로 총설정액의 절반에 육박한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피델리티자산운용도 지난해 ‘차이나펀드’ 등에서 많은 자금을 모으며 총 5조1580억원으로 업계 18위 수준이지만 협회 공시 펀드매니저 수는 고작 1명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단독 또는 합작 형태로 외국계가 국내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인력채용 등을 통해 해외 펀드 운용 노하우를 국내에 전달해 국내자산운용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이들 외국계 운용사는 해외펀드를 복제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역할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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