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지고 ‘달러 캐리’ 부상

‘엔 캐리 지고 달러 캐리 뜨나.’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부상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로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내는 것으로 그동안 엔이 선호됐다. 그러나 달러가 엔이나 유로 등에 대해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는 청산되고 있는 반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이용한 투자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낮은 금리의 달러를 조달해 국내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우선 채권시장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들이 낮은 금리로 달러를 국내에 들여와 금리가 높은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한·미간 금리 차는 2%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위험 재정거래를 통해 차익을 거두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재정거래는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 증시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달러 캐리 즉 달러를 차입하는 기준이 내려가고 있다”며 “달러 캐리는 달러 약세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수준에서 보면 국내 채권에 메리트가 있다”며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이뤄지기 충분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동양종금증권 황태연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라며 “채권시장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금리 자체도 있지만 스와프 시장에서 바꾸면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조달 시장에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외화표시 채권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간접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외화표시 채권 금리는 보통 리보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데 리보금리 역시 미 금리와 연동돼 움직인다.
이에 따라 같은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해 스와프 거래를 하면 원화표시 채권보다 낮은 금리를 물게 된다. 자금조달 비용이 싸지는 셈이다.
실제로 GS건설은 지난달 말 역내 외화표시 채권 발행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3억1000만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채권담당 관계자는 “역내 외화표시 채권은 원화 표시 채권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싸게 들어 선호되고 있다”며 “스와프 베이시스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매력적인 베이시스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와프 베이시스가 더 줄어들면 외화표시 채권 발행이 줄겠지만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외화표시 채권 발행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이 금리가 낮은 외화를 단기차입해 환헤지에 사용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일종이다. 또 최근에는 주택저당채권(MBS)의 해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MBS를 유동화시켜 해외에서 자금조달하려고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과 제조업체들이 직·간접적인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해외에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며 “자금조달 시장에 파란불이 켜진 셈”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안만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