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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은행들 알짜 부동산 매각할까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유동성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 실물 자산 매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IB들이 대형 오피스빌딩 등을 매집하며 대규모 이득을 챙기고 있는 우리나라가 주요 대상이 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일 증권·운용·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계 IB인 모건 스탠리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도쿄의 한 호텔을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지난해 4·4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 모건 스탠리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행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과 샘스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는 현재 한국 내 부동산 관리 부문인 MSPK를 통해 서울 양재동의 트러스트타워를 소유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96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호주계인 매쿼리도 면적이 3만㎡를 넘는 서울 여의도 동양증권빌딩과 대우증권빌딩 등을 소유하고 있다. 매쿼리는 지난해에도 서울 중구 순화동의 ING센터(옛 엠타워)를 사들인 바 있다.

또 영국계인 스탠다드 차타드와 PCA도 서울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과 적선동 현대전자빌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여의도 서울증권빌딩과 알리안츠타워는 독일계인 데카(DEKA)와 알리안츠가 각각 주인이다.

대우증권 IB사업추진본부 정태영 부장은 “글로벌 IB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긴축에 들어갈 경우 그동안 가격 상승이 높았던 이머징 시장의 자산을 통해 현금화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 거래 특성상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 안홍빈 본부장은 “현재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은 매물 품귀와 가격 상승, 임대료 상승 등을 겪고 있어 전략적으로 매각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이유로 실제 매각 물건이 나오더라도 가격이 너무 높을 수 있어 딜(거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피스빌딩 공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대 초중반까지 매도자 우위시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점도 이들 글로벌 IB가 기회를 틈타 이익실현에 나서는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서울 여의도, 용산, 을지로, 인천 송도, 청라, 경기 판교, 광교 등에는 대규모, 초고층빌딩이 착공을 했거나 계획 중이다.

알투코리아 김태호 팀장은 “서울 도심지(CBD)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매매가가 3.3㎡당 평균 1600만원 정도였는데 대우빌딩이 3.3㎡당 2400만원에 매각되면서 최근에는 강남지역도 2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당 월세 2만원, 보증금 20만원 수준이었던 임대료도 대규모 빌딩들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올부동산투자신탁 해외사업실 이학구 실장은 “투자자산의 위험만큼 대손충당금(RBC)을 쌓아 놓아야 하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경우 부동산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비해 많은 충당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위험이 추가로 늘어난다면 부동산은 매각 1순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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