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747’공약 실현하려면] 대기업 氣살려 국민소득 4만弗시대 열자

지난 1897년 영국은 청나라 건륭황제에게 교역을 요청했다.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의 7배나 됐다. 하지만 건륭황제는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이 200년 간 중국의 1인당 실질소득이 4분의 1로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영국은 1인당 실질소득이 같은 기간 5배나 증가했다. 리더가 내린 한번의 선택이 미래 국운을 갈라놓은 사례다. 더불어 ‘시대의 흐름을 타는 나라는 흥하고 역류하면 쇠한다’는 교훈도 일깨워주고 있다.
이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실용정부’를 천명한 이명박 대통령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화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대변되는 한국 경제가 ‘제2의 도약’에 성공할지 여부가 새로운 ‘한국호’ 선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어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취임 전부터 공언한 ‘747(연평균 7% 성장·10년 뒤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강국)’정책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같은 이유다.
‘747’정책은 언뜻 ‘뜬 구름 잡는 한국경제의 청사진’이란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부터 고유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불안, 원자재값 폭등 등 악재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균 7% 성장은커녕, ‘제2의 외환위기’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까지 쏟아질 정도다.
그러나 실천형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는 ‘747’정책을 성장엔진으로 ‘신(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것이란 낙관론도 강하다.
지난해 해외 유력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도 오는 2050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독일을 추월해 세계 2위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747’정책에 한껏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05년 보고서에서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샌드위치 함정부터 벗어나자
과연 한국이 747정책의 목표대로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일단 한국경제가 ‘샌드위치 함정’을 서둘러 극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1월 재계의 어른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지적했다. 달아나는 일본과 쫓아오는 중국을 우려한 이 회장의 우려섞인 일성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터널을 벗어나 제조업 부활을 선언하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 전자, 부품 등 분야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5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로 GDP 3조달러가량을 달성하면서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과 한국 간 기술격차는 불과 3.8년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업연구원(KIET) 관계자는 지난 2일 “60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중국과의 기술 격차 수준은 3.8년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 2002년 4.7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술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이 기술장벽 샌드위치에 놓인 업종은 먼저 자동차와 부품 소재 등이다. 한국만의 기술차별화가 필요한 이유다. 평판 디스플레이와 조선업도 이익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신세다. 다양한 상품으로 이익을 내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다행히 새 정부의 경제수장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샌드위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정책마련을 공언해 고무적이다. 강 장관은 “우리 경제를 샌드위치된 정도가 아니라 ‘호두까기에 낀 신세’”라면서 “일본 등 선진국과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중국 등 후발국들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는 현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정도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경제 대들보인 대기업의 기를 살려라
한국경제가 지난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에서 33년 만인 1995년에 1만달러를 돌파하는 놀라운 경제성장의 모습을 보여준 구심점에는 대기업이 있었다.
지난 2005년 기준 30대 대기업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총자산 19.2%, 매출액 35.6%, 고용 25.6% 등으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경제는 대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항공모함’식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아 의욕을 꺾는 일은 한국경제의 버팀목을 뽑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이치와 달리, 잃어버린 지난 10년 간 대기업은 반기업적 정서에 시달려 왔다. 응당 대기업이 소극적인 설비투자 성향을 보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 산은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설비투자 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2.1%에 그쳤다. 이는 지난 80∼89년의 연평균 11.4%, 90∼96년 11.1% 증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규모다.
설비투자가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준 ‘성장 기여율’도 지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2% 정도였다. 이는 지난 1990∼1996년의 연평균 18.7%보다 4%포인트 이상 추락한 것이다.
요컨대 현재 국민소득 2만달러의 한국경제가 4만달러로 도약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신사업확대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라고 말했듯이 대기업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진정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로 막힌 숨통을 열어라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시작점은 전면적인 ‘규제완화’란 게 재계의 주장이다.
정부는 글로벌 기업의 육성을 통한 국민경제 성장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각종 규제의 대상으로 여겨져 오히려 그 성장이 제한돼 왔다.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명분하에 대규모 기업집단을 매년 지정하면서 일정 투자를 억제하는 모순을 낳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정부에 제출한 규제개혁안만도 1664건에 달했다. 한국이 ‘규제공화국’을 벗어나지 못했던 방증이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조세 감축, 규제 완화, 세금잉여금을 이용한 재정지출, 연구개발(R&D)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기업의 막힌 숨통을 뚫어줘야 한다는 게 재계의 요구다.
■‘혁신 경제’로 4만달러 시대를 열자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혁신경제 구축이 꼽혔다.
한국경제가 1인당 GDP 4만달러까지 상승하기 위해서는 혁신 주도형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혁신경제 구현의 선별 과제는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이다.
한국은 경제활동의 70% 가까이가 해외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각종 제도와 관행은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대로 후퇴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도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형국이다.
한국은 전통적인 중후장대산업에서 탈피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급선무다.
한국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과거 모방과 정부 주도형 경제 전략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 육성, 건전한 투자 등 혁신형 경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