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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격인하’가 마케팅?/박신영기자

파이낸셜뉴스

물가가 치솟으면서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에도 싼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노력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되면 슬그머니 가격이 다시 올라가지 않을까 소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가격인상 요인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1000억원을 들여 자체브랜드(PB) 상품 5300여개의 가격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홈플러스는 자사 마진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자사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이 얼마나 오래 가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 1000억원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 다시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고 소비자들은 되묻는다.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품목들은 가격 통제가 쉬운 PB 상품이 대부분이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인하 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PB 상품 비중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들이 PB 상품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있어 유통업체들이 홍보하는 만큼 가정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일부 유통업체들이 가격인하를 알리면서 홍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홈플러스는 5일 150억원을 들여 농산물 가격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50억원은 이미 지난주에 PB상품 가격인하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1000억원 안에 포함된 것이었다.

이날 농협유통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는다며 150여개 품목을 할인 판매한다고 밝힌 것도 대부분 한정된 기간에만 할인을 하는 품목이었고 상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것은 4개 품목에 불과했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격인하 정책이 물가안정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찝찔함을 지울 수 없다.

/padet8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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