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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中企 기술협력 시대 연다] <4> 한국바이오시스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내 벤처 1호로 시작한 한국바이오시스템(대표 현문식)은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 오염도를 측정하는 수질 측정기 제조 부문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측정이 생소하지만 현문식 사장은 “세척, 필터 교환이 필요 없어 기존 방식보다 유지 관리가 편하고 가격이 저렴해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설립 당시 미생물을 이용해 수질 측정을 하는 업체가 몇곳 있었지만 대부분 외국 유명 회사 제품을 카피하거나 로열티를 지급하는 수준이었다. 일본, 영국 등지에서 간혹 미생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 경우는 있었지만 계측기를 자체 기술로 만든 것은 세계 최초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한국바이오시스템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호수 정화 기술’을 도입하고 해외 법인을 통해 생물 경보 장치를 수출키로 결정했다.

회사는 하수도 수질 측정 능력을 바탕으로 제품설계, 시제품 제작을 맡기로 하고 개발은 일본의 전문 인력 기술자를 통해 기술 전수받기로 했다. 일본 도호쿠대에서 박사를 받은 현문식 사장이 일본의 앞선 호수정화기술과 일본 시장에 관해 일본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시스템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으로부터 일본 기술자 300여명의 리스트를 받았다. 이 가운데 철강 회사들이 제강 과정에서 물을 많이 사용해 수질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 일본 고베 철강 출신의 다나카 히데키(65)와 지난 6월 계약을 맺었다.

다나카는 입국하자마자 경기도 안양 본사에서 함께 살다시피 하면서 호수정화 기술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국내의 경우 상수도 정화를 위해 약품 주입, 필터를 통한 불순물 제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다나카를 통해 일본에는 물 속에 파이프를 넣으면 관을 따라 공기와 물이 자연 순환하면서 물을 정화하는 ‘호수 정화 시스템’을 알게 됐다.

다나카의 이 같은 제안에 따라 한국바이오시스템은 기존의 미생물 연료전지형 생물경보장치와 더불어 호수 정화 기술까지 연계해 상수원 정수 종합 시스템을 갖추기로 결정했다.

한국바이오시스템은 1억원이 넘는 독일산 생물경보장치의 절반인 4000만∼5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8월 경기도 광주시에 생물경보 장치를 납품했다.
녹조 문제로 심각한 중국 하남성의 상수도 처리시설에 생물경보장치 공급을 계기로 종합 수질정화 전문기업으로 부상할 계획이다.

국내외 정수장에 측정기 및 생물경보장치 납품이 잇따르면서 한국바이오시스템 매출은 지난 2006년 10억원, 지난해 40억원에 이어 올해 1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이 회사 현문식 사장은 “한 달 단위 스케줄 6개월치를 한꺼번에 e메일로 보내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근무 약속을 지키겠다는 신뢰, 철강회사에서 쌓은 수질 관리 노하우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