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세대교체·조직쇄신,삼성의 새출발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삼성그룹이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삼성의 고속성장을 이끌어 오던 사장단의 면면이 확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던 이기태 부회장과 황창규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지난 93년 “마누라·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전 회장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버금가는 제2의 경영쇄신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인 불황 공포 속에 단행된 삼성의 세대교체는 필연적으로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사 쇄신과 함께 삼성전자의 조직 혁신도 눈에 띈다. 기존 4개 부문을 부품·제품 2개 부문으로 단순화해 이윤우 부회장·최지성 사장 ‘투 톱’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의 보다 신속한 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빈틈없이 적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장단 25명에 대한 이번 인사는 다목적 카드로 보인다. 가장 큰 목적은 두말할 나위 없이 현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데 있다.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속에 내로라하는 초우량기업들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기업에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삼성은 지난 10여년 간 고속성장을 구가하면서 경영진 교체를 최소화했다. 실적이 좋은데 굳이 사람을 바꿀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동타격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젊고 빠른 경영진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다. 덧붙여 이번 결정은 ‘삼성 특검’과 이 전 회장의 퇴진에 따른 그룹 내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전열을 재정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글로벌 일류기업 삼성의 결정은 늘 다른 기업에 모델이 돼 왔다. 우리는 삼성이 구조조정 측면에서도 선도기업답게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 사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춘 덕분에 위기를 핑계로 대규모 감원에 나설 필요성이 거의 없다. 공식적으로도 삼성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로 등장한 지금 삼성이 더불어 사는 공생의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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