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청구권 M&A 걸림돌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기업들에 주식매수청구권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KT와 KTF, LG데이콤과 LG파워콤 합병 등 상반기 굵직한 M&A를 앞두고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식매수청구권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되사 줄 것을 요청하는 권리로 주가가 매수가격 아래로 하락할 경우 이 권리를 행사하는 주주가 많아 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이 취소된 현대모비스 사례에서 보듯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인해 실제 M&A가 무산된 경우도 적지 않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 이석채 신임 사장의 취임으로 KT와 KTF의 합병작업이 공식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KT와 KTF의 주가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합병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 M&A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KTF 주주들의 주식교환비율을 고려하면 KT 주식가격이 KTF보다 두 배는 비싸야 한다”면서 “하지만 현재 KT(3만9600원) 주가는 KTF(2만8500원) 주가의 1.4배에 불과해 매수청구권이 합병에 상당한 비용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초 아이에스동서를 인수해 코스피시장에 우회상장한 일신건설산업은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두고 아이에스동서 주주들과 소송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신건설산업이 장외에서 아이에스동서 주식을 주당 4만4229원에 인수하면서 매수청구권 가격은 주당 1만7469원에 결정해 주주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 일반적으로 매수청구 주식수의 3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이에 반대할 경우 매수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아이에스동서 주주들은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매수가액을 주당 4만1234원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법원은 “시장가치가 주식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예외적 경우가 아니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결정기준은 당시 주가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맞다”며 이를 기각했다. 현재 재항고가 진행 중이다.
7월 합병설이 불거졌던 LG데이콤과 LG파워콤 역시 주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선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합병 비율이 1대 3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데이콤 주가가 LG파워콤 주가의 3배는 돼야 주식매수청구권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는 양사의 주가 차이가 커지는 때 합병이 결정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현대모비스는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2조7000억원에 달해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을 취소했으며, LG이노텍도 지난달 주가하락으로 현재가격이 매수청구가에 못 미치자 LG마이크론과의 합병을 취소했다. 포인트아이 역시 매수청구 금액이 90억원에 달해 에이록스와의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