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상) 우울한 중국인 “위기를 기회로”
【중국 베이징=김시영기자】 13억 ‘인구대국’. ‘세계의 공장’ 중국도 지난해 불어닥친 금융위기 여파로 힘든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의 줄도산 소식에 실업자가 대거 양산되면서 사회불안이 우려될 만큼 중국인들은 우울하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올해 화두를 경제위기 극복으로 내걸 만큼 중국인에게 ‘금융위기’는 말 그대로 ‘위기’ 그 자체다. 하지만 중국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이 체감하는 경제위기의 ‘강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베이징 중심부의 한 쇼핑몰. 여느 때 같으면 손님들도 북적거려야 할 이곳은 한산했다. 간혹 손님이 있어도 멀리서만 볼 뿐 선뜻 매장 안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도심 곳곳에서 마주친 중국인들의 모습에서도 금융위기발 경기한파가 느껴졌다. 입을 굳게 다문, 꽉 얼어붙은 모습이 비단 베이징의 추운 날씨탓만은 아니었다.
중국경제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파르게 위축되고 있다. 올해는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대내외의 관측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부작용 △경기과열 대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침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는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수출부진·실업증가·내수위축 등 전 분야에서 중국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GDP)을 8% 내외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고도 성장했던 것과 비교할 때 2%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경제성장률 8%는 사실상 중국이 현 경제상황을 유지하는 마지노선과도 같다. 매년 발생하는 1200만명의 신규 취업인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8% 성장은 필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올해 다국적 투자는 지난해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내수성장·시장개방성·노동력 등에서 투자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외자유치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중국 상무부의 판단이다.
멍씽 상무부 외자국 투자촉진과 과장은 “글로벌 위기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투자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정책 투명화, 행정절차 간소화 등으로 외국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비관적인 현실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대국으로서 금융위기 극복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그것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시작한다.
중국은 투자수요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 및 금리인하 조치 등 경기부양 정책을 적극 시행 중이다. 지난해 4차례 금리인하 끝에 현재 기준금리는 2.25%까지 낮췄다. 오는 2010년까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데 이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동부연안 개발정책에서 벗어나 서부 미개척지 개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대규모 토목건설 공사를 통해 수요진작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한국·일본과 3국협력뿐 아니라 ‘아세안+3’ 등 주변국과 공조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히고 있다.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는 “중국정부는 금융위기 극복에 자신감이 있다”며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신정승 주중 한국대사는 “중국의 경제위기는 심각한 수준으로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실사구시에 입각해 집중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어서 금융위기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ykim@fnnews.com
■사진설명=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중국. 베이징 중심부 쇼핑몰에도 손님이 드물 정도로 내수부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정부 당국은 4조위안 규모의 재정지출을 통해 수요진작에 나섰다. /사진=김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