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채권시장 불안하다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채 발행물량이 급증하면서 채권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만 모두 4조원이 넘는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공급초과 상태에 빠진 것.

이에 따라 국채3년물 이상의 장기금리가 일제히 오르는 등 채권시장 불안이 재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국채 3년물은 0.25bp(1bp=0.01%포인트), 5년물은 34bp, 10년물은 28bp 급등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가격이 하락세(금리 상승)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기금리가 오르고 이 여파로 회사채와 대출금리까지 다시 상승할 경우 신용리스크가 다시 높아지며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채권시장 수급균열, 역마진 우려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 배경은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재정 확대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각국 정부가 국채 발행물량을 늘리면서 수급에 균열을 불러 와 금리상승을 유발하고 있는 것.

SK증권 염상훈 채권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단기물 채권 가격은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물 채권 수익률은 급등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머징국가의 국채들 역시 공급과잉 우려로 장기물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는 또 다시 통화가치 하락의 원인이 되면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로 지난주 국고채 3·5·10년 금리는 3.59%, 4.07%, 4.71%를 기록해 각각 21bp, 11bp, 21bp 상승했다.

대규모 적자 재정정책 시행과 공기업들의 정부정책 지원 등으로 인해 국고채 및 특수채의 발행물량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도 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발행물량 증가로 수급부담이 누적되면서 토지개발채, 주택공사채 등 일부 공사채의 유찰이 이어지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여기에 국고채 입찰 시 응찰률도 점점 낮아지면서 채권발행 물량 증가 부담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동부증권 박혁수 채권애널리스트는 “국고채 공급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조달금리가 운용금리보다 높은 역마진도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기조는 여전히 유효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인하 정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최근 장기물 금리 상승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한은이 실시했던 통화완화정책으로 시중 단기유동성은 흘러넘칠 정도로 풍부해졌지만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실물부문으로는 자금이 전이되지 않고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로 시중자금 쏠림이 가중되면서 MMF 잔고가 100조원을 넘었지만 금융기관들은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인하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된다. 비록 통화정책 속도조절 우려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는 금리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른 정책을 병행할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 서향미 연구원은 “설령 금리인하 모멘텀이 약화된다 하더라도 경기 악화 및 유동성 공급기조가 유지되는 한 장기물 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추세적으로는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물에 대한 채권수요는 약화돼 수급부담으로 인해 장기물 금리의 하락이 쉽지 않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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