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우량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신용경색 우려로 자금이 당장 필요하지 않았지만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충분히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로 우량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도 회사채 발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AA- 등급 이상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12월 5조650억원이 발행된 이후 지난달에는 2조5560억원, 이달 들어서는 600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회사채 시장이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전체 회사채 발행 축소로 직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량 회사채 발행이 오는 3월까지 활기를 띠지 못하고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까지 발행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볼 때 우량 기업들은 대부분 회사채를 발행해 ‘실탄(현금)’을 충분히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량 기업들로서는 당분간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어 회사채 발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류승화 연구원은 “기업들이 지난 1월까지 유동성을 미리 당겨 놓았다”며 “우량한 회사채 발행 수요는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카드의 경우 조 단위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돈은 많고 투자할 때도 없는 상황이라 우량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할 욕구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신용등급 AA- 이상 기업들이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경기침체도 당분간 회사채 발행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설비투자,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들을 연기시키면서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경기여건이 뒷받침돼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다”며 “기업으로 볼 때는 설비투자 등의 다양한 자금수요가 있어야 회사채를 찍는 데 현재로서는 지난해 연말을 전후로 조달한 자금 이상을 필요로 하는 경기여건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양극화된 회사채 시장도 회사채 발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회사채 발행이 필요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권평가 김신근 부장은 “상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체제여서 불안한 곳은 투자를 꺼린다”며 “금리 메리트가 있으면서 신용위험이 낮은 우량 회사채 위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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