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명식씨 찾는 여든 한 살의 정해일씨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죽기 전에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혹시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 심정은 다 똑같겠지만 여든한 살의 고령에 아들을 찾는 아버지 정해일씨의 사연은 더욱 애절하다.

정씨가 아들 명식씨(당시 만 36세)와 헤어진 것은 지난 2005년 7월. 당시 명식씨가 아무런 말도 없이 홀연히 집(광주광역시 남구 방림 2동)을 나갔다고 한다.

“그날도 아침 밥을 잘 먹고 아무 일도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집을 나가고 말았어요.”

명식씨는 3형제중 둘째 아들로 고교를 졸업한 뒤 군입대했다. 하지만 군입대 후 훈련은 물론, 총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갈등과 이상증세를 보여 정상적인 군생활이 어려웠다고 정씨는 전한다. 이로 인해 명식씨는 급기야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됐고 계속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을 오갔다.

“명식이는 정신장애 2급입니다. 그래서 집을 나가기 전까지는 계속 약도 먹고 있었고 치료를 받는 중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고 걱정이 됩니다. 제가 나이가 많아 먼 곳은 못 찾아 다니지만 2005년 여름부터 아들을 찾고자 지금까지 백방으로 다녔지요. 아마도 광주지방의 수용·복지시설은 거의 다 찾아 다녔을 겁니다.”

또 정씨는 “저보다 명식이 엄마가 더 애타게 찾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그냥은 못살 것 같았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지쳐 눈물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명식씨 어머니는 올해 일흔 넷이다. 부모가 모두 고령인 탓에 큰아들(경기 평택 거주)과 막내아들(서울 거주)이 틈만 나면 잃어버린 형제 찾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러기를 3년 7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누가 보호하고 있거나 혹시 있는 곳을 알고 있다면 꼭 좀 알려주세요. 큰 돈은 없지만 사례는 꼭 하겠습니다.”

정씨는 “내가 죽기 전에 명식이가 어디 있는지 소식만이라도 알아야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쳐냈다. 인터뷰 내내 긴 한숨과 함께 눈물을 흘리던 정씨 노부부. 그들은 “내 아들을 꼭 좀 찾아 달라”는 말을 연이어 되뇌었다.

정씨 노부부는 하루하루 숨 쉬고 밥 먹고 사는 자신들의 생활이 마치 큰 죄라도 짓는 것처럼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경칩도 지나고 이제 따뜻한 봄이 왔다. 아들을 잃은 정씨 노부부의 가슴에도 진정한 봄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지난 2005년 7월 실종된 정명식씨(당시 만 36세)는 정신장애 2급으로 정신이상 증세로 정신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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