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떠난 자리 투신이 메운다
‘연기금은 떠나고 투신은 돌아오고….’
증시의 ‘큰손’ 국민연금이 하반기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그동안 자금 유입 저조, 환매 우려 때문에 소극적 행보를 보였던 자산운용사의 경우 최근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연금이 떠난 자리를 투신권이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보건복지가족부는 ‘2009년도 국민연금기금 운용계획변경안’을 통해 당초 17%로 계획돼 있던 하반기 주식투자 비중을 15.2%로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 조절은 차익실현과 향후 증시에 대한 보수적 관점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말 당시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하며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조957억원), 11월(6944억원), 12월(4210억원) 3개월 동안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3조2111억원이나 순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형주, 중소형주 할 것 없이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상황에서 전개된 순매수여서 이후 국민연금은 짭짤한 투자 성과를 거뒀고 이에 따라 차익실현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1일 “연금은 자금 성격상 성장주보다는 배당주, 가치주 투자 비중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 비중 조절 시 이들 종목이 대상이 될 것이며 또 시장을 추종하는 인덱스 형태의 투자 비중이 커 업종 대표주도 비중 조절에 따른 영향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미 지난 3월부터 비중을 축소해 왔던 터라 전반적인 증시 하락을 이끄는 요인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기금은 올 들어 1월과 2월 순매수 한 뒤 -3278억원(3월)→-2조1255억원(4월)→-1조4331억원(5월)→-8969억원(6월) 등 최근 4개월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이처럼 연금이 떠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빠져나갔던 펀드 자금 유입 조짐은 그동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던 투신권의 활동엔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4월과 5월에 각각 3452억원과 9677억원이 빠져나갔지만 6월(29일 현재)엔 유출액이 88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열흘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어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현상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듯 보인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펀드자금은 주식시장에 2∼3개월가량 후행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지난 3월 저점 이후를 고려하면 지금 펀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어쨌든 자금 유입세가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선호, 회복이 빠른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 주가 상승에 따른 환매심리 등이 여전해 추세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비중을 조절키로 발표한 연금과 펀드 자금 유입 전조를 보이고 있는 투신권이 증시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며 결국 하반기 수급의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