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내가 투자한 기업이 혹시 먹튀?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6 06:20

수정 2010.02.15 20:24

'내가 투자한 기업 먹튀 아냐?'

코스닥 기업들의 잦은 경영권(최대주주) 변동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변동이 주가 급등을 유발하는 재료로 부각되고 있지만 경영 상황이 호전된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18개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 중 테이크시스템즈, 대진공업, 이화전기공업, 헤파호프코리아, 넥스트코드, 스멕스, 코어비트, 하이스마텍 등 8곳은 지난해 이후 2회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테이크시스템즈는 지난해 이후 4차례나 경영권이 바뀌었다. 회사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주인이 자주 바뀐 경우다.
특히 독일계 투자업자인 피터벡 앤 파트너의 투자 참여가 주요인이었다.

이화전기공업은 지난달 25일 최대주주가 박종태씨에서 희훈아트디자인(3.08%)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2009년 이후 1년여 동안 벌써 5번째다.

대진공업, 스멕스, 코어비트 등도 지난해 이후 3회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자동차 부품기업인 대진공업은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 진출했다. 스멕스는 관리종목이다. 코어비트는 상장폐지가 우려된다. 회사는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몇몇 기업의 경영권 변동은 정책 기대감이 소강상태에 빠지자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경영주 등장과 함께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출렁이곤 한다.

그러나 경영권 변경은 자칫 경영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그동안 경영권 변동이 잦은 기업 중에는 경영악화나 성장정체에 직면한 한계기업이 많았다.

또 매각차익을 노린 '머니게임' 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테이크시스템즈는 전·현직 경영진이 횡령 등으로 고소된 데 이어 파산설에 휩싸였다.

회사는 지난 11일 "이모씨가 수원지방법원에 본사에 대해 파산선고 신청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경영주가 바뀐다 해도 경영 상황이 호전된다는 보장이 없고 내부통제 약화로 경영이 오히려 불안해질 수도 있다"면서 "기대감을 앞세우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성과를 지켜보며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