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미분양’ 세제혜택,자구노력 앞서야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여당이 18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록세 감면을 내년 4월 말까지 연장해 주기로 합의했다. 이 지원책은 관련법을 고쳐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미분양 주택으로 인한 건설사발 금융 부실을 미리 막겠다는 조치다. 주택분양이 안돼 건설사가 경영난에 빠져 도산할 경우 전체 경제에 미칠 충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고육지책이다.

1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2만채에 달하고 이중 9만3000여채가 지방에 쌓여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지고 자칫하면 도산할 수 있는 상황에 몰려있다. 건설사발 금융부실과 경제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금 감면과 같은 지원을 통해 미분양주택을 해소, 건설사의 경영난을 덜어 주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건설사에 대한 이 같은 방식의 정부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이번 대책을 내놓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작년에 시행한 감면 조치로 상당 부분 미분양이 정리됐다”며 “양도세 감면을 연장해도 실효성이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는 입장을 벌써부터 밝혀왔다. 세금을 깎아 주는 것으로 효과가 별로 없어 자구노력을 세제 지원의 선행조건으로 끼워 넣은 이유다.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건설사가 주택 분양이 안돼 아우성이면 이번 방식의 대증요법이 거듭 처방됐다. 단 한 차례의 정책 지원을 받아도 감지덕지인데 수시로 같은 지원이 되풀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 건설사가 심한 도덕적 해이에 빠질 소지가 크다. 건설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 제 값을 주고 분양받은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은 더욱 큰 문제다.

미분양 주택이 쌓인 것은 전적으로 해당 건설사의 책임이다. 짓기만 하면 팔리고 분양만 되면 장사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건설사가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입지 선정과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면 합당한 책임과 대가를 치러야 마땅하다. 해당 건설사는 세제 지원을 받기에 앞서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을 선행, 책임경영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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