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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약가 리베이트 쌍벌죄’인가] (중) 제약업계 뒷전인 정책 결정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시장형 실거래가(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쌍벌제 도입은 제외시키자 제약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0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시행 등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22일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제약업계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보다 먼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던 쌍벌죄 관련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 빠졌다.

제약업계는 "최근 대형병원 원내의약품 유찰로 부작용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정부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밀어 붙이고 있다"면서 "쌍벌죄를 제외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도입으로 정부의 목적이 리베이트 근절보다는 약가 인하에 있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약가 인하가 목적인가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내용을 포함한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이 발표된건 지난달 16일.

당시 제약협회장이 사퇴하며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도입 발표 시기를 앞당기며 강한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표출했다. 이 투명화 방안에는 리베이트 수수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신설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입법예고에서 쌍벌죄 관련 부분은 제외됐다.

제약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쌍벌죄 없는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결국 약가 인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올해 2조원까지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결국 약가 인하가 가장 큰 목표가 되고 있다"며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물론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기등재의약품목록정비, 약가재평가까지 모든 정책이 제약사 약가 인하로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의 83%는 병의원의 처방에 따라 발생하는데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는 매출의 83%를 차지하는 처방약을 제외하고 17%에 불과한 구매의약품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이라며 "의사협회와 약사회 반발을 우려해 결국 제약사들에만 자정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쌍벌죄 도입은 가능할까

복지부는 쌍벌죄 도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쌍벌죄 관련 법안은 이미 발의된 상태기 때문에 입법예고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하지만 발의된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쌍벌죄 법안이 처음 발의된 것은 지난 2008년. 벌써 두해전의 일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김희철 의원과 박은수, 최영희, 전혜숙 의원,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 등 총 5명이 국회에 리베이트 쌍벌죄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특히 최 의원이 발의한 '의료·약사·의료기기법' 개정안은 부당금액의 50배를 과징금으로 부여하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 강력한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고 상임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열린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 쌍벌죄 관련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제약업계는 10월 전에 쌍벌죄 도입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복지위 소속 의원 24명 중 의·약사 출신이 6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4월 임시국회도 세종시 등 민감한 정치 쟁점이 많아 쌍벌죄 논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시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최근 "쌍벌죄 없는 리베이트 근절책은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지만 의료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지 불투명한 상황이고 정치 일정상 정기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10월 시행 예정인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를 쌍벌죄 시행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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