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性인지 예산제
올해 처음 도입된 '성인지 예산제도'가 전담부서도 없이 시행돼 실효성 있는 제도 추진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주관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는 여성부를 소관하고 있는 예산실 문화예산과에서 성인지 예산서를 기존 예산 업무와 함께 맡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재정 전반에 걸친 성별영향을 고려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보자면 이는 업무의 성격, 포괄범위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성별 영향평가를 미리 분석해 정부예산에 반영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회에 예산안을 낼 때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를 첨부하고 있다.
2010년 성인지 예산서를 보면 적용 대상이 전체 정부 사업의 2.5%에 그치는 등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또 질적인 면에서도 국가 재정 전반에 대한 성인지적 접근이 결여돼 있고 성별 차이에 대한 원인분석, 대안, 목표, 성과지표 등이 빠져 있다. 정부가 제출한 2010년 성인지 예산서는 본래의 취지인 예산이 남성과 여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라기보다 단순히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성인지 예산서를 단순 취합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쳤음에도 2010년 성인지 예산서가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은 것은 '전담부서의 부재'로 추진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회 여성위원회 차인순 입법심의관은 "지금 재정부에서 여성부 담당 사무관 1명이 성인지 예산서를 맡고 있는데 조직이 제대로 서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성인지 예산제도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심의관은 "2∼3명이라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며 "성인지 예산제도가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스웨덴의 경우 각 부처에 성평등 담당관이 있어 이들이 조직적으로 연결돼 성인지 예산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윤용중 경제정책분석팀장은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각 부처 예산서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닌 국가재정의 운용방향이나 국가정책 전반에 관한 성인지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주관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성인지 예산제도를 담당하는 전담부서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각 사업별로 모두 전담부서를 만들 수는 없다"며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지적되는 문제점은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