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기조는 ‘재정 건전성’
올 하반기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은 그리스발 국가재정위기 여파로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가 1차적으로 '위기'는 넘겼지만 재연 가능성도 높아 국가부채의 증가 속도가 가파른 우리나라로서는 재정부실화라는 '위기의 싹'을 선제적으로 과감히 자르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어서다.
이 같은 상황인식에 따라 이달 초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 나왔던 추가경정예산편성은 사실상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부실기업 등의 구조조정 등도 한층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두 국가재정 건전화가 목적이다.
■하반기 초점, '위기의 싹' 자르자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 일각에서 제기돼 왔던 희망근로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경정예산편성 검토는 사실상 없던 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근로사업은 정부가 단기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올 상반기까지가 시한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최근 열린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국가고용전략회의'에 희망근로사업 연장을 보고하지 않았고 대신 지방자치단체의 여유 재원으로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기회복으로 민간부문 주도로 일자리가 늘고 있어 재정투입 필요성이 줄었고 재정건전성을 우선적으로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추경편성을 하지 않을 것이고 올 하반기 중 정부지출 규모도 상반기 대비 50조원(국내총생산의 5%)가량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실기업과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가속도를 붙일 것이 확실시된다. 경기에 가장 후행하는 고용시장에 봄볕이 완연할 정도여서 더 이상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대상 업종은 건설, 운송, 조선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이달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기업·금융 구조조정과 재정건전성 제고 등 경제체질 개선 노력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출구전략 등을 고려할 때 (재정에 부담이 되는) 건설경기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한계상황에 도달한 건설업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은 시기를 늦출수록 국가재정에 중장기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경기 흐름에 큰 부담만 없다면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투입이 줄고 유로지역의 금융·경제불안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내달 내놓을 올 경제전망(수정)에서 올 경제성장률을 기존(5%)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세원확대 총력·금리인상은 서서히
정부는 오는 10월 국회에 '2010∼201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제출한다. 계획의 핵심은 재정건전성과 조세제도 운용 방향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세원확대 방안을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세수증대 방안은 주류, 담배, 로또 등 복권, 경마·경륜·경정 등 각종 게임산업에 대한 조세 부담금을 높이는 것이다. 경제 악영향이 적고 건강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정당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담배의 최종소비자 가격을 1000원 인상하면 1조5000억∼1조8000억원, 500원 인상할 경우 최대 1조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국가재정건전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금리인상도 서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인상은 세수가 줄고 국채 금리인상을 동반해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재정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계 IB 노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사태로 재정건전성 확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져 한은이 올해 중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