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아침] 은퇴 후 20년을 위한 준비/박승덕 증권부 차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11 19:21

수정 2010.06.11 19:21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오래 살아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웬만한 부자들도 오래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언제 세상과 작별할지 모르는 ‘장수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2010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 전체 평균수명은 79.4세다. 이는 OECD 평균(79.1세)을 넘어선 것이다. 조선시대와 1945년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40∼45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60세 은퇴를 가정해도 평균 20년은 더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한국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사회로 바뀌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총인구의 10.7%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2018년에는 고령인구가 14%를 돌파할 전망이다.

고령화시대를 피할 수 없는 지금, 누군가 ‘당신의 자산은 안녕하신지요’라고 물음표를 던진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나마 여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오래 사는 것이 반드시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래 사는 만큼의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명절 때 손자 손녀들도 돈이 있는 할아버지를 좋아하더라”며 “은퇴 이후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인생의 이모작을 철저하게 준비하거나 노후자금을 넉넉히 만들어야 행복한 황혼을 맞을 수 있다는 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때마침 최근 한 증권사에서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분석과 변화의 필요성’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의 매력은 줄어들고 환금성이 높은 금융자산에 대한 매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구고령화와 주택시장 변화가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주택 등 실물자산의 안정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주식, 펀드, 연금 등 자본시장 상품을 적절히 배합해 적정한 수익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우선 현실을 보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과 실물자산(토지·주택 등) 비중은 23.2%대 76.8%로 여전히 실물자산에 쏠려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자산 비중인 66.8%, 61.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물론 내집마련 정서가 강한 한국사회의 특징이 가져다 준 결과물이다.

문제는 향후 재테크 수단이다. 절대적인 수명이 길어진 노후생활을 위해 금융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명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문제다.

한 연구원은 “고령화 추이를 고려할 때 장기 현금흐름을 중시한 금융상품을 통해 장기자산을 모아야 한다”면서 “은퇴시기를 대비한 금융자산 축적의 방향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윳돈을 굴릴 환경이 바뀐 만큼 특정 상품만을 고집하지 말라는 얘기다. 또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장기채권형 자산 등 안정형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단다.


‘준비된 노후는 아름답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노년의 행복을 위해서 좀더 젊을 때 노후설계 준비를 해야 한다고.

/sdpark@fnnews.com박승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