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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김승유,우리금융 인수 ‘氣싸움’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권 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둘러싼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와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간 ‘기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어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천명하는 등 기선 제압에 나서자 김 회장이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두 사람 모두 MB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향후 금융권 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이들의 장외 설전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17일 서울 가리봉동 ‘지구촌 사랑나눔’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수합병(M&A) 추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금융의 인수합병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우리금융에 대한 합병의지를 밝힌 어 내정자의 발언을 의식한듯 “M&A는 규모보다 핵심 역량을 키우고 시너지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세계 50위권 은행이라도 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문성,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과 논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어 내정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원전 수주할 때 보증을 설 수 있는 수준, 즉 자산 규모로 세계 50위 정도는 돼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제일 큰 곳이 80위 수준이다. KB(국민)·우리·하나은행 순인데 하나와 우리은행을 합쳐도 50위가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KB금융도 세계 50위 은행인 SC금융그룹(자산 4351억달러·약 522조원)처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M&A는 상대가 있는데 특정 대상(매물)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원론적 차원의 발언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전을 앞두고 KB금융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어 내정자 선임 이후 우리금융 합병전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은 하나금융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산규모 192조원의 하나금융은 325조원 규모의 KB금융지주는 물론 기업은행(160조원)에게까지 추격받을 정도로 4대 금융지주 중 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 하나금융 입장에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여건상 외환은행 인수에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처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들 두 사람은 평소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 회사 생존을 건 M&A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있을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 발표 이후 신경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어 내정자와 김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모두 고려대 동문이다. 김 회장이 경영학과 61학번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동기이며, 경영학과 63학번인 어 내정자는 김 회장의 2년 후배로 평소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dskang@fnnews.com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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