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20여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는 한 경찰서 사무실에서는 고참급이 외근을 나가야 나머지 직원들이 선풍기 바람을 쐬기 위해 몰려드는가 하면 경찰관들이 돈을 모아 소형 에어컨을 사거나 개인용 선풍기를 따로 구입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18일 경찰청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 지침'은 냉방기기 가동의 경우 실내온도 28도 이상을, 난방기기는 18도 이하를 유지토록 하고 있다.
특히 '국무총리 지시 2010-03호'는 모든 공공기관에 2008년, 2009년 평균 에너지 사용량 대비 10%를 절약토록 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 등은 이 같은 지침 등 때문에 이달 서울과 경기(수원 기준), 대전에서 30도 이상 무더운 날씨가 지난 13일까지 6일가량 이어졌는데도 에어컨 가동을 꺼리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근무하는 A경사(43)는 "23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고작 2대뿐인 선풍기를 주로 고참들이 사용하는 바람에 고참이 외근을 나가야 다른 직원들이 모여 바람을 쐰다"며 "개인적으로 소형 선풍기를 구입한 직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A경사는 이어 "경찰 개혁, 대대적인 복무점검, 인사이동 소문 등으로 무더위 속에서도 직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냉방기까지 점검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경기지역에서 근무 중인 B경사(39)는 "지침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지만 경찰관도 사람인데 무더위 속에서 지쳐가는 건 마찬가지"라며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직원들이 돈을 모아 선풍기나 소형 에어컨을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C경사(40)도 "외근직이기 때문에 출입처에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어 무더위를 잠시 피할 수 있지만 더위가 지속되면 내근직원들은 아무래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하달된 지침 외에 별다른 추가 지침이 없어 무더위 속에서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며 "해당 기관별로 목표치를 설정, 냉방기 운영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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