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사한 그는 명품관 WEST의 '갤러리아 디자인 스트리트'의 바이어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국내 첫선을 보인 편집숍 '스티븐 알란'을 눈여겨 본 그는 3년 뒤 '스티븐 알란 걸' 매장을 론칭했다.
미국식 영캐주얼을 주로 취급하는 '스티븐 알란 걸'은 미국의 유명 상품기획자(MD)이자 아트디렉터인 스티븐 알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세상에서 하나뿐인 점포다. 46㎡(14평)에 불과한 이 매장의 매출은 월평균 1억3000만원. '파격적인 시도'로 불리며 눈길을 끈 이 곳은 곧 효자 매장이 됐고 우 바이어 역시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
우 바이어의 남다른 감각을 눈여겨본 갤러리아백화점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했다. 바로 오는 10월 132㎡(40평) 규모로 문을 여는 남성 클래식 멀티숍(이름 미정) 오픈을 그에게 맡긴 것이다.
이 매장은 체사레아톨리니 등 해외 최고급 의류와 잡화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한편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취급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식 때 착용한 것으로 유명한 토종 신사복 브랜드 '장미라사'도 숍인숍 형태로 입점할 계획이다.
"고가의 수입품을 판다는 것보다 우리의 손으로 만든 명품을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다룬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응용통계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은 패션이었다. 4수 끝에 대학생이 된 탓에 학과 일정은 늘 빡빡했다. 단 1년에 두 차례 방학동안만큼은 일본과 유럽에서 2∼3개월 머물며 낭만을 즐겼다. 그 당시 보고 느낀 것들이 현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게 그의 짐작이다.
"지난 10년간 우리 소비자들은 수많은 금기를 깼습니다. 파스텔톤을 고집하던 이들이 원색의 노랑, 초록을 입었고요. 한쪽 어깨가 드러나고 사선으로 찢긴 치마를 입는 등 비대 칭에 대해서도 관대해졌습니다. 가슴이 푹 파인 옷은 또 어떤가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말을 막지만 않으면 몇시간이라도 술술 이야기를 잇는 우 바이어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능하다. 수학공식처럼 논리적인 결론을 내놓는 그에게 '인기 품목을 정확하게 골라내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패션은 단순함과 복잡함, 두 가지가 반복 교차하는데 이 경향만 잘 파악하고 있어도 향후 인기 제품을 예측할 수 있다'고 답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용어설명/숍인숍(shop in shop)=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일명 가게 속의 가게다.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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