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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전사 ‘몰락한’ 나이지리아 잡고 기필코 16강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몰락한 아프리카 축구를 제물 삼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나이지리아와 벼랑끝 결전을 펼친다. B조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여서 이 한판의 결과로 한국팀의 운명은 결정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2패를 기록중인 나이지리아가 16강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한국전에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나이지리아전이 열리는 더반이 나이지리아 노동자와 이주민이 남아공 내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어 사실상 나이지리아의 홈코스나 다름없다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팀이 작년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렸던 국제대회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도 다소 마음에 걸린다. 작년 10월 이집트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카메룬에 0대 2로 패했다. 이후 독일(1대 1 무승부)과 미국(3대 0 승)을 제치고 16강에 진출하고 파라과이를 3대 0으로 셧아웃시켜 8강까지 올랐으나 결국 가나에 2대 3으로 분패함으로써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 재현에 실패했다.

작년 11월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때도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알제리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하며 16강전에 진출했으나 8강전에서 개최국 나이지리아에 1대 3으로 패퇴했다. 한국을 꺾은 나이지리아는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가진 아프리카팀과의 A매치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으로는 처음으로 본선에서 만난 토고를 상대로 2대 1 역전승을 거둬 아프리카 징크스를 떨쳐냈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허정무호가 프레 월드컵 성격으로 치러진 아프리카 팀과의 평가전에서 승리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올 1월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국내파가 중심이 되어 치렀던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대 4로 패하긴 했지만 작년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과 올 3월 영국 런던에서 최정예 멤버로 맞붙은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나란히 2대 0 완승을 거두며 아프리카 공포증을 말끔히 씻어 냈다.

또 하나는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아프리카 팀들이 월드컵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펼쳐진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할 정도로 전력이 약화됐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이번 대회에 총 6개국이 출전하고 있는데 개최국 남아공은 홈어드밴티지를 살리지 못하고 A조 조별리그에서 1무 1패, C조의 알제리 1무 1패, E조의 카메룬이 2패로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렵게 됐다. 현재 1승 1무를 기록중인 D조의 가나만이 아프리카 팀의 유일한 16강 진출 희망이다.

1차전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제물로 삼았던 조별리그 2차 예선 그리스전마저 패함으로써 벼랑끝에 몰린 나이지리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과 퇴장으로 전력 누수가 심각해 배수의 진을 치고 치르게 될 한국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중에서도 팀의 주전인 풀백 타예 타이워가 부상으로 한국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나이지리아로서는 치명타다. 게다가 대체 요원인 우와 에치에질레도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어 가뜩이나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로서는 전술 및 전략 운용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장으로 그리스전 패배의 빌미가 됐던 사니 카이타는 살해 위협 이메일을 받았다고 외신이 전하는 등 팀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그러나 야쿠부 아이예그베니를 필두로 하는 치네두 오그부케 오바시, 빅터 오빈나, 오바페미 마르틴스 등이 주축인 막강 공격진의 화력은 한국팀으로서는 여전히 부담이다. 이들의 예봉을 꺾고 아우들이 넘지 못한 아프리카를 형들이 넘어 한국축구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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