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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Life Better Korea/미래 녹색기술] “가자! 융합기술 세계5강”

김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녹색기술의 성공 여부가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기온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0.74도 상승했고 특히 한국의 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1.7도나 상승했다. 점차적으로 '탄소포인트제도'와 '탄소배출권거래제'라는 단어들이 낯설지 않게 실생활에 자리잡고 있다.

에너지 자원은 없지만 탄소배출 세계 9위, 1인당 에너지 소비 세계 5위이자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인 우리나라에 '녹색성장'은 필수 과제다.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권장하는 압박과 규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녹색기술의 광범위한 개발이 절실하다.

교육과학기술부 한 관계자는 "앞으로 몇 년 내에 일반 국민도 녹색기술의 기반과 원천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녹색기술'로 돌파구 마련해야

전통적인 녹색기술은 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 등 환경친화적 자원활용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 녹색기술은 모든 국가가 동등하게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기후·지형 등이 열악하거나 이를 개발할 산업기반이 부족한 국가의 경우 녹색기술의 보유가 불균형적이거나 결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인구 10억명의 인도 정부가 가축퇴비에서 발생하는 열의 잠재성을 연구한 녹색기술 적용 사례를 보고 울릉도에서 그대로 따라할 순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천연자원의 존재 여부도 크게 작용한다. 브라질처럼 열대원시림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국가의 경우 순수한 의미의 기존 녹색기술을 발굴하고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태양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중동 사막지역의 국가들도 석유가 고갈된 뒤 대규모 태양전지 시설 등에 집중 투자한다면 에너지 공급 및 수출국가의 지위를 비교적 손쉽게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국가들의 경우 앞으로 다가올 저탄소 성장 시대에 색다른 전략을 취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지난해 1월 내놓은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안)'에서 돌파구로 마련한 것이 '융합녹색기술'이다.

융합녹색기술이란 목적·기능활용 중심의 전통적 녹색기술 범주에서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 등 신기술 간 또는 기존 제품 및 산업 간 융합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이는 기존에 국가가 이미 보유한 강점 분야 산업기술에 녹색기술 범위를 접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별 경쟁력과 차별성을 두면서도 녹색성장이라는 공통의 범위 내에서 교류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의 강점 분야인 IT·BT·NT 등을 활용한 융합녹색기술 개발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유연한 '유기태양전지'를 자동차 창에 부착해 자동차의 전원을 보조할 수 있는 태양전지 기술(IT·BT·NT 등의 융합기술)이다. 또한 가솔린을 연소시켜 얻는 자동차의 전원을 줄일 수 있기에 녹색기술로서의 가치도 높고 무엇보다도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기술 확보 시 2019년이 되면 세계시장(12억달러)의 58.5% 수준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투자 급증…27대 중점육성기술 지정

이에 따라 정부의 녹색기술 연구개발 투자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는 '녹색기술 연구개발(R&D) 투자의 전략적 확대'를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안)에 의하면 경제성장과 저탄소·환경지속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녹색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2012년에는 2008년(1조4000억원) 대비 2배(2조8000억원)로 늘릴 계획이다. 2008∼2012년 기간 중 총 누적투자 규모는 7조3000억원이다.

또한 '27대 중점육성기술'도 지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간다. 중점육성기술에 들어가는 R&D 투자도 총 투자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27대 중점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비는 2008년 1조원(71.7%)에서 2012년에는 2조3000억원(82%)으로 증가하게 된다.

경제성장 기여도, 저탄소·환경지속성 기여도, 전략적 중요도 등을 고려해 선정한 27대 중점육성기술에는 △기후변화 예측 및 모델링개발 기술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고효율 저가화 기술 △친환경 핵비확산성 고속로 및 순환 핵주기 시스템 개발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녹색기술 역량 5대 강국 진입 목표

전문가들은 가장 시급한 목표로 이미 녹색기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선진국들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것을 꼽았다. 지경부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수익성과 상용화 측면에서 뛰어난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를 달성하려면 우선 순수 기술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융합녹색기술의 경우 IT나 NT 등의 첨단과학기술과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기술력이 떨어지면 거추장스럽고 비효율적인 제품으로 인식된다는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녹색기술 수준은 선진국들의 60% 정도로 파악된다. 특히 27대 중점육성기술에서도 제일 먼저 언급되는 기후변화 예측기술의 경우 선진국들의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 수준 대비를 2012년까지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 세계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2012년까지 태양에너지 원천소재를 개발할 경우 2020년께 고효율 초저가 소형 태양전지 개발이 유용해진다.

이렇듯 당장의 상용화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수준 향상을 지속해야 하는 점이 대부분 기존 우리나라의 성공산업과 차이점이 있다. 계획대로 꾸준히 발전한다 해도 2012년에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시장, 환경산업 세계 시장점유율이 5%, 2020년이 되면 8%로 증가하게 된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기술 자체의 개발보다도 장기적 '슬로 페이스(slow pace)'의 절차를 국가와 기업이 얼마나 길게 조율할 수 있을지가 성공 여부의 최대 관건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개발절차에 성공할 경우 녹색기술이 주는 혜택은 크다. 현재 선진국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도 점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잦은 실직·재취업과 원자재 공급 불균형에 따른 유동적인 성장 및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녹색 일자리'의 직접적인 창출 효과가 있다. 정부의 추정에 의하면 2009년 1만3000명에 불과한 녹색기술 연구개발 일자리가 2012년 7만5000명 정도로 늘어난다. 또한 이에 동반되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향상 산업 일자리도 같은 기간 2만9000명에서 2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러한 녹색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관리, 교육, 각 시스템 간 연계 등의 분야도 포함된다. 따라서 힘든 노동이나 첨단과학의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고령층 및 저학력층도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녹색기술 업계 한 관계자는 "부수적으로 창출되는 임시 일자리, 하청업체 일자리, 문화·교육 분야까지 확대되는 수요를 감안하면 수십만명이 넘는 고용 효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녹색기술 산업은 꾸준한 기술경험이 필요하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공급이 증가할수록 확장돼야 하므로 지속적인 고용 증가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은 시·도 단위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연계 프로젝트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정부 각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앞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하는 '그린홈 100만호 프로젝트'를 통해 2012년까지 10만호 이상을 건립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주택 건설뿐만 아니라 기존 구식 주택의 업그레이드도 진행될 것이므로 실질적으로는 수십년 동안 100만호가 넘는 가정에 그린홈 시스템을 설비할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기술로 파생된 에너지 등의 수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1997년에서 2008년 사이 석유 소비가 2배 증가하면서 점차적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빠른 녹색기술 성장을 통해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IT기술 등을 중국에 제공할 경우 '제2의 산유국'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비쳤다.

■녹색인력 육성강화에 박차

장기적인 녹색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국토해양부의 'u-city 인력양성' 및 '미래친환경건설산업인력양성센터', 교육과학기술부의 '기반형 융합녹색연구', 지식경제부의 '에너지기술인력양성센터' 등은 모두 △핵심 연구인력 양성 및 신규 사업 추진 △전문기술력 재교육 △운영 및 단기 프로그램 신설 등을 목표로 진행된다.

또한 각 분야의 융합녹색기술 관련 커리큘럼 개발 및 담당 교사도 양성한다. 이스라엘의 '예술과학고'에서 실행하는 융합교육 과정을 참조해 초·중·고 및 특목고, 영재학교 교과 과정에 도입하는 방안이 교과부 등을 주축으로 검토되고 있다. 또한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의 지속적 지원 등을 통해 융합녹색기술 분야 특화 인력양성연구센터로 연계·활용할 방침이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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