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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삼성전자 메모리 1년 매출 효과”

"삼성전자의 1년 메모리 반도체 매출 만큼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지구촌을 축구 열기에 빠뜨린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우리 경제에 미칠 경제적 효과에 대한 재계 전문가의 주장이다.

특히 한국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경제적인 효과는 점점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일명 '월드컵 16강 경제학'에 의한 근거다. 즉 한국이 월드컵에 참가해 16강까지 경기를 펼치면서 국내 소비확대, 국내 기업 브랜드 인지도 상승, 국내 기업 제품 판매 증가, 국가 브랜드 상승 등 직간접적 경제 효과가 16조원가량으로 분석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난 2009년 메모리 반도체 매출(16조77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일 월드컵 당시 얻은 경제적 효과가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어쨌든 남아공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는 산업계 전반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기업, 월드컵 특수에 함박웃음

국내 대기업들은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으로 천문학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23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이들 대기업의 마케팅 효과는 날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최대로 거둔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남아공 월드컵을 공식 후원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10조원가량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한 만큼 마케팅 효과는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그리스와 펼친 1차전에서 국내 방송사의 초당 광고 단가는 614만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기아차의 로고 노출 시간은 289초로 광고 노출 효과는 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경기가 170여개국에서 생중계된 것으로 계산하면 광고 효과는 경기당 평균 100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서 국내 마케팅 효과는 극대화되고 있다는 것.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6조원,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7조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

업계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5000억원을 투입한 현대·기아차가 얻게 될 효과가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아차가 남아공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기아차가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오는 26일 벌어지는 한국-우루과이 경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응원전을 준비하는 등 8강을 향한 월드컵 마케팅을 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남아공 월드컵과 맞물려 막대한 효과를 얻어 희색이 만연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3차원(3D) TV 광고모델로 기용한 국가대표 삼각편대인 박지성·박주영·이청용의 활약으로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나란히 한 골씩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여준 덕에 이달 들어 3D TV 판매가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지난 2월에 출시한 3D TV를 연말까지 250만대 이상 판매할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3D TV를 지금까지 27만대가량 판매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그리스와 경기를 치르는 12일과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펼치는 17일에 각각 전국 주요 도시의 극장에서 '삼성파브 3D 삼각편대 극장 응원전'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3D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주문한 고객에게 '24시간 바로 배송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도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3D TV 판매량이 4000대를 넘었다. LG전자는 이달 말까지 축구경기 장면을 타임머신 기능으로 즐길 수 있는 '승리기원 특별모델' TV를 구매하는 고객 등에게 경품을 주는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GS그룹의 경우 박지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국가 브랜드도 격상

월드컵은 국가 차원의 경제적 효과도 막대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경제적 효과'보고서에서 16강 진출에 따른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가 1조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 측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리서치 대행사인 영국의 '스폰서십 인텔리전스'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분당 광고 효과가 100억원이란 발표를 기준으로 16강전(90분)과 8강전(진출 확률 50%로 둘 때 45분으로 산정) 동안의 TV 노출시간 135분을 광고료를 환산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도 직접적인 수입을 거두게 된다. 남아공 월드컵 총상금은 무려 4억2000만달러(약 5046억원)다.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은 대회 준비금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씩을 받고 조별리그 3경기만 하고 16강에 탈락해도 참가금 80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16강에 오르면 900만달러, 8강 1800만달러, 4강 2000만달러, 준우승 2500만달러, 우승 3000만달러 등을 각각 받게 된다.

■월드컵주 강세

월드컵 16강 경제학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월드컵 수혜주인 미디어와 인터넷·게임, 음식료주 등이 월드컵 특수 효과에 힘입어 수혜를 보는 현상이 뚜렷했다.
그중 군계일학은 SBS그룹주다. 마니커와 하림 등 닭고기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하이트맥주, 국순당 등 주류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로 기록했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