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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인증제 美제도 표절?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 중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가 미국 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표절 논란이 제기된 뒤 자체적 법적자문을 의뢰하고서도 입법 과정은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인증제도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실시된 제도가 실효성 논란으로 폐기된 후 마련된 것으로 이번 2차 제도도 베끼기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의 보건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2년 의료법을 개정해 의료기관 평가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차례에 걸쳐 437개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다. 이 평가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일자 지난해 9월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부터 의료기관에 이를 적용키로 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추진단은 5개 분과로 나뉘어 10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제도를 만들었다.

의료기관인증추진단 이규식 단장(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과거 평가가 구조적인 평가(의료시설 등)에 치중했다면 새로운 인증제도는 진료 과정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인증제도가 JCI를 비롯한 다른 나라 의료기관인증평가와 흡사한 것으로 알려져 베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는 “보건복지부에서 만든 새로운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가 고려대안암병원이 받은 미국 JCI 인증의 100% 복제품이라고 확신한다”며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제도를 불과 수개월 만에 남의 나라 제도를 복사해 만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JCI가 채택하고 있는 환자안전목표의 내용과 차례가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와 똑같다”며 “나머지 진료평가도 비슷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인증추진단 염호기 인력분과 위원장(서울백병원 부원장)은 “의료기관인증추진단이 미국 JCI뿐 아니라 호주, 대만, 캐나다 등의 국가를 방문해 의료기관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사한 후 장점만 추려 만들었다”며 “국내 의료시스템 체계가 미국과 비슷하기 때문에 JCI와 비슷한 항목이 많아 보일 뿐이지 100% 같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JCI가 채택하고 있는 환자안전목표는 국제의료QA학회에서 인증받은 내용이므로 JCI만 채택하고 있는 게 아니다”며 “오히려 호주의 임상질지표 같은 시스템을 많이 참조했고 소방법 등 행정분야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형했으며 리더십 부문은 국내 평가에만 도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이 국제의료QA학회에 가입돼 있지 않았는 데도 환자안전목표를 똑같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의료기관인증추진단은 지난 11일 한국의료QA학회에서 미국 JCI와 인증제도가 비슷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법적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의료기관인증추진단 최종희 부단장(보건복지부 서기관)은 “현재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 인증제가 다른 나라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법무법인에 법적인 문제를 의뢰한 상태”라며 “7월 말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른 나라의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 나라 사정에 맞게 평가제도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는 몇 개월 만에 급하게 만들려다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므로 한국식 인증제를 만들기 위해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는 1차적으로 3차 의료기관 90여개 병원을 대상으로 올해 말부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평가를 진행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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