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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사들 ‘얄팍한 상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16 05:35

수정 2010.07.15 22:53

“고객님 ○○금융그룹입니다. 금융그룹 출범 2주년을 기념해 한정된 금융상품을 제공해 드립니다. 일부 우수고객에만 저축계좌를 열어드리는데 금리도 매달 복리로 지급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잡으셔야 합니다.”

은행의 저축상품을 권하는 것 같지만 실은 금융그룹 산하 보험사 텔레마케터들이 연금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다. 금융지주사 산하 보험사들이 그룹 내 고객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통합마케팅을 벌이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저축상품으로 알고 가입했다가 나중에 보험상품인 줄 알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급증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우리아비바생명의 불완전판매 비율(고객이 민원을 제기하는 비율)은 4.22%에 달했다. 생보업계 평균(1.31%)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텔레마케팅 부문에서는 불완전판매 비율이 16.85%에 이른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금융지주 편입 2주년을 앞세워 텔레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우리아비바에 이어 흥국생명이 15.42%, 신한생명이 11.58%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모두 금융지주 내 보험사다. 금융그룹 내 고객정보를 이용한 무리한 마케팅이 결국 민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어느 금융사냐”는 질문에 절대 “보험사”라고 밝히지 않는 게 특징이다. “○○금융그룹입니다”라며 적당히 넘어간다. 또 저축성보험에 대해 ‘저축계좌’라는 표현을 쓴다. 텔레마케팅(TM) 등을 통한 불완전·과장광고가 문제로 부각되면서 전화 보험영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는 점을 의식해서다.

보험사들은 먼저 가입동의를 요구한다. 그래야 고객의 조건에 맞춰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이 상품내용을 e메일이나 우편을 통해 보내달라고 하면 ‘내부방침상 발송하기가 힘들다’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한다. 그 대신 상품에 가입하면 계약서를 보내줄 테니 내용을 확인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연맹 이기욱 팀장은 “텔레마케팅은 고객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받기 때문에 상품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사 산하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이 같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고객정보를 공유, 고객이 어느 한 상품에 가입돼 있으면 해당 금융지주 내 은행·보험·증권·카드사 모두가 이 정보를 영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