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세대간 일자리 전쟁’은 없어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일자리를 놓고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 현실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가 따로 있고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가 따로 있는 법이다. 그러나 만약 양자가 충돌할 때는 당연히 젊은 세대의 일자리 마련을 우선하는 것이 순리다. 일자리가 없어 빈둥거리는 청년층은 고령자나 은퇴자의 실업보다 훨씬 더 불건강하고 위험하다.

이른바 ‘세대 간 일자리 전쟁’은 올해부터 본격화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대거 은퇴에서 촉발됐다. 통계개발원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만간 직장을 떠나야 하는 이들 세대는 모두 713만명(남성 359만명·여성 354만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15%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들을 위해 정년을 연장하거나 은퇴 후 재고용 형식으로 일터에 붙잡아 두는 것이 바로 고령화 복지 대책의 핵심이다.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임금 피크제를 통해 고령자 취업기간을 연장시키는 직장도 늘고 있다.

그러난 청년층 취업난은 또 그것대로 야단이다. 통계청의 월별 고용동향을 보면 20대의 실업률은 7.1%로 40, 50대 실업률(각각 2.3%, 2.1%)의 3배가 넘는다. 은퇴를 준비할 나이인 50대의 고용률은 71.2%인데 비해 20대의 고용률은 57.9%밖에 안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미숙한 일손보다 숙련된 일손을 선호하는 일터가 늘기 때문이다. 고용문제 전문가들은 “중견 이하 기업의 70%가량이 청년 구직층보다는 경험이 많은 40, 50대를 선호한다”고 말하고 있다. 청년층 고용은 채용 후 현장 교육에 많은 비용이 들고 이직률까지 심하지만 고령 숙련자는 직장 충성도가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세대 간 고용전쟁이나 갈등은 과장된 분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확대되면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 경력자와 신규인력을 적절한 비율로 조정하거나 임금 피크제에 엄격한 조건을 다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근원적 방법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는 점은 췌언을 불요한다. 고용 형태의 유연화를 통해 일의 내용과 취업계층을 조화시켜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