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대와 소의 상생은 자율이 바탕

파이낸셜뉴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갑과 을의 종속관계라는 인식이 깨지지 않는 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요원하다. 원가부담 전가, 기술 유용 및 탈취, 기업 양극화 등 사회적 폐단은 대·중소기업을 주종관계로 여긴 결과다. 지난 10년간 대기업 반열에 오른 중소기업이 3곳에 불과한 것은 중소기업의 이 같은 처지를 대변한다.

정부가 29일 내놓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은 대·중소기업간 갑,을 관계의 고질적 병폐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대책의 핵심인 공정거래 질서 확립,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 및 동반성장 전략 확산,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 지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기업의 힘을 제한하면서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상당히 반영돼 있어 어느 정도 실효성이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가조정 협의 신청권’을 허용한 것은 대기업과의 협상력과 발언권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치다.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특허 자료의 서면 요청,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당 반품 등을 제도적으로 막기로 한 것은 중소기업의 권익을 한층 보장하는 긍정적 방안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속내용을 보면 구속력이 미약하고 너무 형식에 치우쳐 있어 제대로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단가조정 협의 신청권조차 조합이 직접 단가조정 교섭에 나설 수 없으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높다. 대기업이 2∼3차 협력사까지 하도급 대금을 줄 수 있는 규정은 자칫 제3자 개입을 통한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다분하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대기업의 자발적 협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셈이다. 시장경제원리에 비춰 봐도 대·중소기업의 자율적인 상생 노력이야말로 가장 효휼적인 동반성장 방도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정부가 주도하면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기업 문화가 바뀌고 기업 윤리가 살아나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통한 공정사회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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