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동산업계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이 분양된 시범지구, 2차, 3차, 위례신도시는 분양 이후 서울·경기권 등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고양원흥이 2009년 9월 분양된 이후 올 4월 말까지 아파트 3.3㎡당 매매가가 7.71% 급락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지역 하락률 3.84%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보금자리 폭탄에 식사지구, 덕이지구 입주물량까지 가세하면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금자리,집값 하락폭탄
보금자리주택은 시범지구(강남세곡, 서초우면, 고양원흥, 하남미사) 3만9414가구, 2차지구(서울 내곡·세곡2, 시흥은계, 부천옥길, 남양주진건, 구리갈매) 4만1367가구. 위례신도시(서울 거여동·장지동, 성남 창곡동·복정동, 하남 학암동·감이동) 4만6000가구, 3차지구(서울항동, 인천구월, 하남감일, 광명시흥, 성남고등) 12만2400가구, 4차지구(서울양원, 하남감북) 1만6000가구와 최근 발표된 5차지구(서울 고덕, 강일3·4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1만6000가구 등 지금까지 서울·수도권에 총 28만가구 공급이 확정됐다.
이 중 4차와 5차를 제외하곤 모두 분양이 이뤄졌다. 전반적으로 분양 이후에 시장대비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위례신도시의 송파구 거여동은 지난해 10월분양 이후 올해 4월 말까지 3.85% 하락해 서울 전체 하락률 2.5%를 웃돌았고, 2차지구 시흥은계가 자리한 시흥시 은행동은 보금자리주택 분양 이후 3.88% 떨어져 경기권 하락률 2.29%보다 더 컸다. 3차지구 인천구월은 분양 이후 2.13% 하락해 인천광역시 하락률 0.77%에 비해 하락폭이 3배에 달했다. 강남구 역시 보금자리지구 서울세곡2, 강남세곡이 분양된 후 2.20∼2.98% 떨어져 서울지역 하락폭 1.85∼2.28%를 웃돌았다.
서초우면은 반포주공 등 재건축 물량이 많은 지역 특성으로 보금자리주택 영향이 적었고, 3차지구 하남감일, 서울항동 등은 저가매물 소진으로 전국적으로 집값이 회복세를 보였던 지난해 말에 분양돼 시장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입지와 시기적 특성이 반영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보금자리주택이 집값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입지·가격따라 온도차 뚜렷할 전망
보금자리지구에서도 입지와 가격경쟁력이 높은 곳은 주변 시세에 주는 영향이 적지만, 도심에서 떨어진 수도권 등 입지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은 인근 집값에 악재가 되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예로 서초우면의 분양가는 1034만∼1182만원으로 우면동 시세 2266만원의 절반 수준이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강남권 입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보금자리로 주목받았다. 이에 비해 고양원흥의 분양가는 816만∼895만원으로 고양시 평균 957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시흥은계 역시 분양가(738만∼799만원)와 해당지역인 은행동 평균시세(783만원)와 차이가 없어 청약에서 대거 미달되는 등 보금자리지구에서 온도차가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보금자리주택 분양 이후 주변 아파트 매매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따른 변동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팀장은 "입지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은 공급물량 부담을 가중시켜 인근 집값을 더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