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中企 은행대출 여전히 ‘좁은 문’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섰지만 벌써부터 우량중기에만 편중 지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은행권은 금융당국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에 맞춰 내년에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대부분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형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일제히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를 추진 중이다. 대출금리를 인하해 중소기업 자금난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겠다는 것. 일부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금리 우대 상품도 검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대기업 성장 둔화세로 내년에는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권은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지만 우량한 중소기업들을 선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내년 경기침체로 중소기업 연체율의 증가세가 우려되는 만큼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 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은행권 핵심과제에 '리스크 관리'가 포함돼 있다"며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도 은행권의 노력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성장력이 있어도 재무제표가 부실하거나 담보가 없으면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 서울에서 섬유직물 제조를 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사업 초기엔 대출받으려고 은행 지점장에게 빌기까지 했다. 지금 같았으면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내은행들은 담보대출에만 올인하는 것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은행은 담보 확보에만 치중하고 보증서를 끊어주는 보증기관 역시 기업의 미래가치나 성장성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보증시스템이 없어 중소기업 입장에선 더욱 곤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은행권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성장성만 믿고 대출해준 뒤 해당 기업이 부도날 경우에는 여신 담당자가 징계받을 수 있다"며 "당국 등에서 여신 담당자에 대한 재량권을 보장해주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 홍순영 선임연구위원도 "개별은행들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이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김승호 김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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