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헤지펀드도 올 실적 망쳐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로 올해 헤지펀드들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전 세계 헤지펀드들은 평균 4.37%의 투자손실을 봤다고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전했다.

이는 HFR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손실이다. 금융위기 때 헤지펀드들은 19%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HFR는 헤지펀드들이 최근 7개월 중 6개월은 손실을 기록한 셈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월에만 간신히 평균 4.89%의 이익을 냈다고 HFR는 밝혔다.

극심한 시장변동성에 숙련된 트레이더들조차 무릎을 꿇었다. 분데스방크의 배리 부사노도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이성적인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업체인 리온게이트캐피털의 제프 홀랜드 이사는 "시장은 정치적 결정을 기반으로 움직인다"며 유럽 수장들의 재정위기 대응 움직임이 업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올해 (헤지펀드 손익은)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에 좌우됐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 투자한 업체들의 실적은 특히 부진했다. 미국과 유럽, 영국 등 이른바 선진국 주식을 대상으로 롱숏전략(주식 매수와 공매도를 반복하는 전략)을 편 헤지펀드들은 평균 7.1%의 손실을 봤다. 스카이브리지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트로이 가예스키도 "올해 롱숏전략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미국 헤지펀드 운용회사인 폴슨앤드컴퍼니나 하이브리지, 영국의 랜즈다운, 오데이는 지난 8∼9월 기록한 두자릿수 손실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폴슨앤드컴퍼니의 주력 상품은 올해 46% 손실을 기록했고 또 다른 펀드업체 머천트도 원자재에 대한 롱포지션(매수)으로 33% 손실을 냈다. 펀드매니저 필립 자브르가 운용하는 주력 펀드도 일본 증시에 투자했다가 22.4% 손실을 기록했다. 대지진으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유럽 재정위기 위험(리스크)을 피해 해외투자를 늘려 성공한 업체도 있다. 유럽 최고 매크로헤지펀드매니저인 브레반 하워드는 투자자들에게 누누이 비유로존에 베팅할 것을 권했다. 실제 그가 운용하는 240억달러(약 27조3300억원) 규모의 주력 펀드는 미 국채에 베팅, 올해 13% 수익을 올렸다. 그가 운용하는 또 다른 펀드인 브리지워터도 26% 수익을 냈다.

헤지펀드 맨그룹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한스 허슬러는 "대규모 거래를 할 환경이 아니다"라며 "수익을 내려면 더 작고 민첩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김영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