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도 '경고등'...금융권 익스포저 줄이기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유럽이 이미 경기불황에 진입하고 미국과 중국 성장세도 시원치 않은 상태에서 이머징마켓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대형 금융업체는 이머장마켓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줄이고 있다.
지난주 알리안츠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떤 부문에서 투자를 줄일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레그메이슨 자산운용의 이머징마켓 전문가 로버트 아바드는 390억달러(약 43조9600억원)에 달했던 투자금을 최근 몇 달간 일부 국가에서 줄였다고 말했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프랭클린 템플턴도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업체 핌코(PIMCO)는 이미 이머징마켓 익스포저 줄이기에 나섰다. 핌코는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자사 주력상품인 토털리턴펀드(TRF)의 이머장마켓 익스포저를 기존보다 1%포인트 줄인 9%로 낮췄다고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문제가 수년간 글로벌 성장세를 끌어 내리고 이머장마켓과 같은 위험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해 핌코가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다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핌코도 유로존 재정위기가 이미 이머징마켓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머장마켓의 성장률이 떨어지 것으로 내다봤다. 핌코 아시아 지사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베이커는 지난주 WSJ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가 거대한 리스크에 놓인 상태란 점을 감안해 자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단기적으로 이머징마켓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는 등 '리스크 회피(derisking)'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머징마켓 내부에서도 경고성 발언이 나오고 있다. 펠리페 라라인 칠레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머징마켓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글로벌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여파를 피할 수 없는만큼 재빨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 이머징마켓은 당장 공공투자 부문에 타격을 입게 된다. 라라인 장관은 이머징마켓의 위기시 비상계획(컨티전시 플랜)이 재정정책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시장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으면서 좀 더 유연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선진국발 위기 여파를 경감시키기 위해선 이머징마켓이 자국 금융시장을 주의 깊게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조적 위험(리스크)을 인식하기 전에 빠르게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라라인은 중앙은행이 적절한 시기에 기관간 환매조건부거래(레포)에 개입한다든가 재무부가 보유외화를 매각하는 방법을 언급했다.
아울러 이머징마켓이 경제 정책 입안자들을 중심으로 금융안정위원회를 설립해 금융 리스크를 살펴보고 정책 대응안 마련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라라인 장관은 덧붙였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