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지난 따스한 봄…“기부, 하고 계세요?”
'딸랑 딸랑.'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손길을 건네려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린 지도 어느덧 3개월 여가 지났다. 지난 겨울 모금액은 약 48억 8700여만원. 한국 구세군 역사상 최대 모금액이었다.
연말연시가 아닌 평소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최근 '정기적인 기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정기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부 문화의 현 주소와 방향'에 대한 시민들과 단체 관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지난 23일 모바일 설문업체 오픈서베이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사한 결과 70%가 '정기적인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3명 만이 정기적인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의 기부 금액은 ▲1만원 이하: 49.4% ▲1~2만원: 26.2% ▲2~3만원: 13.3% 순으로 나타났다. 5만원 이상 기부하는 사람은 4.3%를 차지했다.
기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 10명 중 8명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정기적인 기부에 참여하겠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2명은 향후에도 기부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자선원조재단(CAF, Charities Aid Foundation)이 발표한 한국의 기부지수와 비슷한 수치다. 지난 9월 9일 자선원조재단은 한국의 기부지수가 29%로 전 세계 153개국 중 81위라고 전한 바 있다.
이웃 국가인 일본(22%·119위)과 중국(14%·147위)에 비해선 높았지만, 호주·뉴질랜드(57%), 캐나다(56%), 미국·스위스(55%) 등에 비해선 한참 낮은 수치였다.
또 기부지수 순위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표한 한국의 국가경쟁력지수 순위(24위)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스위스와 미국의 경우는 국가경쟁력지수와 기부지수 모두 상위권에 속한다.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각양각색이었다. 대학생 박소미 씨(22)는 "기부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진 않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한다"면서 "나눔이 좋고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마음만큼 실천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답했다.
올해는 정기 기부를 하려 한다는 직장인 송재훈 씨(29)도 "평소엔 바쁜 일상에 쫓겨 기부에 대해 생각하기 힘든 것 같다"면서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10년 가까이 정기 기부를 해오고 있다는 직장인 박 모씨(40)는 "누군가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고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더 행복해진다"면서 "거창하게 기부한다는 생각보다는 이웃과 나눈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기부를 처음 시작했다는 대학 새내기 김진아 씨(20)도 "나눠야지 생각만 하다 처음 시작하게 됐는데 뿌듯한 기분이었다"면서 "함께 살아가게 돼있는 의미가 '나눔'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기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도 나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해피빈', 다음의 '희망해' 등 온라인 기부 플랫폼과 트위터를 이용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리트윗' 기부 캠페인, 페이스북을 통한 굿네이버스의 '소셜 (Social) 100원의 기적' 캠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기부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나눔에 대한 생각이 나아지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주로 40~50대 기부자가 많은데 젊은 층은 아직 적은 편이다"라면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적은 금액이라도 많이 참여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굿네이버스 노장우 기획홍보부장은 "기부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기부 참여율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기부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소액이라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