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책위의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 여당 간사들이 임시국회 회기 중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다. 또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정치권에 제안한 '대통령 공약 실명제 및 이력제 법안' 발의에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식물여당'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의 반대로 소관 상임위에 발목이 잡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과 관련, 여야 간 협상이 시급하지만 국토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현재 이병석 국회 부의장과 함께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해외 순방길에 오른 상태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인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논의할 환경노동위의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도 국회 방문단에 합류했다.
때문에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는 관련 법안을 처리할 야당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초선의원은 "당 원내지도부가 3월과 4월 임시국회 중 민생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비공개 회의에서는 관련 법안을 쭉 훑어보는 수준이었다"며 "소관 상임위 간사들도 불참한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을 관철시킬 방안은 논의조차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새 정부 출범 후 당정 간 정책조율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당 정책위의장 자리는 한 달 넘게 공백 상태다. 진영 전 정책위의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된 후 후속 인선이 늦어지면서다. 실제 지난 1월 이명박 정부 당시 고위당정회의 개최 이후 당정 간 협상 채널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오는 5월 원내대표 경선까지 정책위의장을 겸임하거나 나성린 정책위부의장 대행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 등의 여야 합의 법안조차 처리하지 못한 것은 당내 정책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표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책위의장 인선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며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직을 공석으로 남기고 나 부의장을 의장대행으로 지명했다.
또한 그는 전날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민생관련 대선 공약 입법화를 위한 '여·야·정 정책협의회'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좋은 것 같다"면서도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이 정해진 다음에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달 7일 당시 박근혜 당선인과 양당 대표는 대선공약의 조기 이행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합의한 바 있지만 거듭된 공식 제안에 응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양 정당에 제안한 '대통령 공약 실명제 및 이력제 법안'에 여당은 전원 불참을 선언해 민주당 의원들의 서명만으로 개정안 발의가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은 대통령과 광역자치단체장의 공약 이행을 담보하도록 공약실명제 및 이력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실명제 도입과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여당 의원이 개정안 서명을 거부한 것은 최근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의 대선 핵심 공약이 축소되거나 폐기된 것에 대한 비난 여론 때문이란 지적이다.
한국정당학회 관계자는 "일하는 국회란 것은 헌법에 따라 입법과 행정부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인데 여당 의원들이 청와대 눈치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여당의 공약 실천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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