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주총 코앞에 두고..’ 금융지주 현안 산적 골머리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총 코앞에 두고..’ 금융지주 현안 산적 골머리

#. 20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로비. 벽 한쪽에는 '외환사수 투쟁! 결사항전 독립사수'라는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좌우에 놓인 스피커에서는 쉴 새 없이 민중가요가 흘러나왔다. 또한 안내데스크 뒤편에는 '하나금융지주 직원 및 관련자는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벽보가 붙어있었다.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산적한 현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금융권 릴레이 주총에서는 임원 재선임 사안에서부터 최고경영자(CEO)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銀, 검찰 압수수색 전전긍긍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1일 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현재 상정된 안건은 사외이사의 재선임 등 기본적인 사안이지만 최근 진행된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 의결과 관련해 사측과 노조, 소액주주들의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임시 주총에서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 맞교환이 의결되면서 현재 외환은행 노조는 주총을 벼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번 주식 맞교환을 사실상 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당초 지난해 2월 김정태 행장이 "5년간의 독립경영 보장"을 약속했던 '2·17 합의'에 배치된다는 것. 아울러 주식 맞교환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26일 외환은행은 19년 만에 상장이 폐지된다. 이 때문에 임시 주총에선 노조와 일부 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3시간 넘게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검찰의 외환은행 본점 압수수색이라는 또 하나의 대규모 악재가 터졌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외환은행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일방적으로 올렸다며 수사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7시간에 걸쳐 최근 6년간의 '기업 대출' 거래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외환은행이 200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6000여건의 대출금리를 인상해 180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이날 불거진 외환은행 거래업체 직원의 360억원 횡령 수사 결과도 주목된다.

■KB, 사외이사 재선임 통과 주목

주요 금융지주들도 이번 주총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KB금융지주다. 최대 관심사는 주총 안건인 KB금융지주의 이사 선임안 통과 여부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9명 중 7명의 연임과 한 명의 신규 선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다. 최근 미국의 주총 안건 분석 전문회사인 ISS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3명을 '정부 측 인사'로 지목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KB금융 이사회는 반대표에 막혀 원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경영진에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경영진은 원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농협금융지주 주총은 특별한 사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 1인 주주 체제이기 때문에 실적 등 기본 안건에 대한 보고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지주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중앙회 소속에서 별도 금융지주로 분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실제로는 중앙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상으로는 완전히 분리돼 있지만 전체 지분을 보유한 중앙회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농협금융지주의 근간이 협동조합이라는 점도 농협금융지주가 중앙회로부터 독립성을 갖는 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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