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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윌리봇’ 개발자 주승환씨 “누구나 3D 프린터 만들 수 있게 기술 공개”

3D 프린터 ‘윌리봇’ 개발자 주승환씨 “누구나 3D 프린터 만들 수 있게 기술 공개”

'21세기 연금술'로 불리는 3차원(3D) 프린터 산업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터 기술을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언급하며 향후 자국 산업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3D 프린터는 2차원 평면 프린터와 달리 실제 사물을 만들어 내는 혁신적인 수치제어 공작기계다. 3D 설계 데이터를 전용 프린터로 전송해 금속·플라스틱·고무 등을 소재로 일반인들도 직접 수많은 물건을 창조할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3D 프린터를 통해 장난감부터 비행기나 우주선 부품까지 생산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3D 프린터 업체인 메이커봇이 경쟁사에 6억400만달러(약 6747억원)에 인수돼 화제가 됐다. 그렇다면 국내 3D 프린터 시장의 현주소는 어떨까. 정보기술(IT) 강국을 자처하지만 3D 프린터는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수준이다.

일부 외산 기술들을 들여와 제작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있지만 국내 기술로 개발한 3D 프린터는 '윌리봇'이 유일하다.

특히 윌리봇은 오픈 소스 기술이라 누구나 활용해 3D 프린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

윌리봇 개발자인 주승환씨(48·사진)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윌리봇을 오픈 소스로 개방했다"며 "3년간의 개발 기간과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조금이라도 세상이 편리해지는 데 씨앗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윌리봇은 주씨의 미국 이름인 '윌리엄'과 '로봇'을 합쳐 만들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엔지니어인 주씨는 자신이 개발한 윌리봇 기술을 일반인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동호회를 만들어 매주 무료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작한 윌리봇 동호회 모임은 매주 20~25명씩 참가하는데 20주차를 넘어서면서 국내 3D 프린터 저변화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동호회에는 교수, 엔지니어 등 관련 종사자들뿐 아니라 회사원 등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주씨는 3D 프린터 대중화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2009년 관련 해외 특허가 풀리면서 플라스틱 소재를 쓰는 3D 프린터 가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며 "기존의 가정용 3D 프린터가 1500만원을 넘었지만 윌리봇은 제작 단가가 1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윌리봇은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그의 기술인 윌리봇은 오브젝트빌드라는 제조사를 통해 현재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과 수출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윌리봇과 국내 3D 프린터 산업에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는 3D 프린터 소재가 플라스틱에 국한된다"며 "내년엔 금속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관련 특허가 풀리면서 혁신적인 금속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터 가격이 15만달러에서 2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열악한 국내 현실도 안타까워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초청을 해 갔더니 우리 제품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일본과 중국은 3D 프린터에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토대를 만들 전문가도 거의 없고 정부의 의지도 아쉽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3D 프린터'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산업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종자)'로 지탱해 왔는데 앞으로 후배들은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가 됐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언젠가 기술재단을 만들어 오픈 소스 3D 프린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