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확산] 사고 저장탱크 지반침하로 해체후 재조립.. 근본적 결함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확산] 사고 저장탱크 지반침하로 해체후 재조립.. 근본적 결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 확인되면서 갈수록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리의 '마지막 보루'인 저장 탱크에 근본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안전 점검을 담당하고 있는 도쿄전력은 여론의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일본 내부에서는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 같은 사안을 다루다 환경부 산하 원자력규제위원회로 넘어가면서 국제적인 문제로 격상된 상황이며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 결국 바다로

지난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19일 원전을 가동하기 위한 물을 저장하는 탱크에서 오염수 300t이 유출됐음을 확인했다면서 원전의 근본적인 안전성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후 다른 저장 탱크를 일제 점검한 결과 2곳의 저장 탱크 주변의 방사선 수치가 높게 측정됐다.

도쿄전력은 이날 성명에서 "탱크 속 오염수 수위는 큰 변화가 없지만 주변 방사선 수치가 높은 점으로 볼 때 과거에 오염수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저장 탱크 밖으로 유출된 300t의 오염수 중 대부분은 땅 속으로 스며들었지만 탱크 부근 배수구에서 시간당 6밀리시버트(mSv)의 높은 방사선이 측정됐다"면서 사실상 오염수의 바다 유출 가능성을 인정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 원전 관련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이 받던 연평균 방사선량이 3mSv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도쿄전력이 저장 탱크 부근 배수구의 오염수 유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외부 바다'라는 모호한 표현을 썼지만 일본 교도통신을 비롯해 AFP 등 외신은 이를 '태평양'으로 적시했다.

원전 배수구는 바다와 직접 연결돼 있으며 탱크에서 바다까지 거리는 약 500m다. 오염수 유출 상황과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판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자와 젠고 도쿄전력 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사과하며 "오염수 유출을 막기 위해 관리방안을 바꾸고 국내외에서 전문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매우 심각하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을 1등급(이례적 사건)에서 3등급(중대한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규제위는 "바다로 직결되는 배수구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주변 상황 총점검을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제1원전 앞 바닷물 방사능 수치가 1주일 새 최대 18배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19일 원전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항만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가 L당 68베크렐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정부 허용한도를 넘어선 것은 아니지만 1주일 새 8~18배 높아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저장탱크 안전성에 잇단 적신호

후쿠시마 원전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며 루머까지 나돌고 있는 가운데 방사능 오염수 처리의 중심에 있는 지상 저장 탱크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의문시하는 지적과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제1원전 탱크가 이미 2년 전 손상돼 재조립됐다는 것도 확인됐다. 24일 도쿄전력은 약 300t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문제의 지상탱크가 지반 침하 문제로 맨 처음 설치됐던 장소에서 해체돼 현재 장소로 옮겨져 설치됐다고 폭로했다.

도쿄전력은 "사고가 발생한 탱크는 2011년 5월 설치했으며 시험 운전 당시 콘크리트 지반이 20㎝ 정도 가라앉아 재조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시 해체·재조립 과정을 거친 탱크는 총 3기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전설치된 탱크 3기는 당시 사전 시험에서 '이상없다'는 판정이 내려져 사용을 재개했는데 그중 탱크 한 개에서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저장탱크 재조립의 원인이 됐던 지반 침하문제 외에 탱크 접합부분을 용접하지 않고 고무패킹처리한 것도 안전성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도쿄전력의 한 관계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탱크 공사기간도 짧고 예산도 부족했기 때문에 탱크가 장기간 버티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들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이르면 25일 다른 탱크로 옮겨진다고 도쿄전력은 밝혔다.

■주변국 우려 확산

태평양 인접 국가들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 "충격적"이라고 표현하며 사고 처리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방사성 오염수가 후쿠시마 사고 이후 2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태평양에 유출되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일본이 이번 일이 가져온 영향을 처리하는 데 있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조처를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누출에 대해 중국에 통지하기로 한 상호 합의를 지킬 것을 일본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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