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회사채 대거 만기’ 취약업종 2월이 두렵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저신용등급 기업들의 회사채가 2월에 대거 만기가 돌아오면서 공포의 그림자가 시장에 드리우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도 '낙인효과'를 우려한 기업들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위험군 기업에서 차환리스크가 터질 경우 한국 자본시장이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월 대란설' 현실화되나

2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2014년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모두 41조8500억원이다. 등급별로 보면 AA등급이 16조35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A등급(11조2470억원), AAA등급(6조6320억원), BBB등급 이하(7조6210억원) 등의 순이었다. 30대 그룹의 만기도래 규모도 19조2550억원에 달한다. 이들 중 상위권 그룹이나 재무구조가 우량한 그룹은 회사채 발행이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지고 부채비율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곳은 차환이 원활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 차환리스크는 2월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월별로 보면 2월에 5조5650억원 규모의 만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4월(4조6530억원), 5월(4조6080억원), 11월(3조38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AAA등급(1조1300억원)이나 AA등급(4월·2조2600억원)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실상 위험기업들로 분류되고 있는 A등급(2조3500억원) 기업들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BBB등급 이하(5조5650억원)도 5월 12조8450억원 다음으로 만기도래 금액이 가장 많다.

KDB대우증권 강수연 연구원은 "회사채 만기는 2월에 A급 2조원을 포함해 총 5조원 이상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면서 "특히 A급에서는 현대산업개발, 동국제강, 대한항공이 각각 3000억원 이상 대거 만기가 도래하며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도 각각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A등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13.9%대에 머물고 있다. A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 2005년 59.9%까지 올라갔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당시에는 35.8%까지 내려갔다가 40% 안팎 수준을 유지했었다.

■갈수록 오리무중

왜 이런 우려가 나오는 걸까. 낮은 신용등급 및 위험군 업종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데 시장은 주목한다.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A급 회사채의 미매각률은 25%를 넘고 있고, BBB+급 이하는 70%에 달하고 있다.

당분간 양극화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건설, 해운 등 취약업종의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비우량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STX.동양사태 이후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을 가르는 눈높이가 높아져 A등급 이하의 채권은 시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2월 회사채가 대규모로 만기도래하는 상황에서 AA급 이상 회사채는 우량등급 선호에 따라 당분간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A급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발행금리도 민평금리 대비 높게 형성되면서 신용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회사채 정상화 방안이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현재까지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신청한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기업들이 회사채 정상화 방안 신청을 꺼리는 이유는 신청 기업들이 '낙인효과'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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