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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뽑아달라” 증권업 질식시키는 ‘대못 ’규제들

뉴스1

불황에 빠진 증권업계가 각종 법규에 발목까지 잡히면서 동력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6일 기자들과 만난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가를 억누르는 각종 규제의 철폐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중 규제 논란 NCR…“그 돈 쌓아서 뭐하겠어요” = 증권업계가 한목소리로 개선을 요구하는 규제는 NCR규제다. NCR(영업용 순자산비율)이란 증권사들에 요구하는 수치로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하게 영업을 위해서 미리 충당되어 있어야 할 자산의 비율이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에 적용하는 NCR비율의 만점기준은 250%다. 기존에는 450%였으나 지난해 12월 공단이 기준을 완화했다.

거래소도 회원사에 250%의 NCR을 요구한다. 신평사의 문턱은 훨씬 높다. 재무건전성 AAA 등급의 경우 한신평은 NCR 600% 이상, 한기평은 NCR 500% 이상인 회사에만 부여한다.

국민연금 등이 절반 가까이 규제를 완화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규제의 벽이 높다고 지적한다. 아예 NCR규제의 존재 자체가 이중규제라는 입장이다.

증권사의 예탁금의 경우 증권사가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예탁결제원에 맡기기 때문에 지급실패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동양증권 사태의 경우에도 CMA 등 고객의 예탁금은 예탁원에 보관돼있다 보니 NCR과 상관없이 보호되는 중이다.

게다가 자본시장법에 이미 ‘금융회사는 NCR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데다가 이를 못지킬 경우 적기시정조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규제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증권가의 주장이다.

해외에서도 NCR을 증권사에 적용해 규제하는 곳은 없다는 점도 증권가의 NCR규제 반대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높은 NCR규제 때문에 운용도 못 하고 쌓아두기만 하는 자금이 아쉽다”며 “업계의 불황이 깊은 상황에서 수익을 내지도 못하는 자금의 충당을 위해 자금을 쥐어짜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 “진정한 노후 대비 위해 퇴직연금 문턱 낮춰야” =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 규제도 증권업계가 당국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손톱 밑 가시’다.

현재 퇴직연금 제도는 기업과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가 1대1로 계약하는 형태다. 획일적으로 퇴직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별 비율이 정해져 있으며, 총액에 대해서도 한도가 적용돼있다.

이러다 보니 투자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원리금의 보장에 치우치는 상품들 위주로 퇴직연금 상품들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장상품 위주의 운용에 치중하여 기업의 재무부담 우려(DB) 및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기초한 자산운용에 어려움(DC)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기금형과 디폴트형 퇴직연금의 도입이다.

가입자가 퇴직 후 받을 연금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경우 기업이 뭉칫돈을 운용하는 만큼 기금형 퇴직연금으 전환할 수 있도록 해 전문적인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기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가입자가 매월 적립해 투자하는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디폴트 제도의 도입을 바라고 있다.

현재 DC형 퇴직연금은 개인이 일일이 자산에 대해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자금이 예금과 적금에 투자된다. 그러나 디폴트 제도가 도입된다면 축적된 연금이 자동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등에 투자될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대대적인 수선은 현재 국민적인 반감에 막혀 소원한 상태다. 동양사태 등으로 투자에 대한 감정이 나빠진 상황이어서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 입법당국으로도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 “방문판매 준비완료…규제만 풀어주세요” = 최근에 증권업계가 가장 아쉬워하는 규제는 방문판매의 제한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각종 상품을 투자규모를 높이고 리테일 인력의 활용도로 같이 높일 수 있도록 증권사 상품에 대한 방문판매(ODS·아웃도어세일즈)를 허용하도록 하는 입법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사실 증권사가 상품을 방문판매하는 것을 직접 금지하는 법안은 없다. 그러나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방문판매 규제 대상에 금융투자업이 포함된 점이 문제다.

공정위의 규제를 적용받게 되면 해당 계약을 14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증권사 상품은 은행의 적금과 달리 매일 변화하는 수익률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것들이다.

14일 동안 손실이 날 경우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증권사가 원상복구를 시켜주어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증권사들은 상품들의 방문판매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비슷한 예로 보험상품의 경우 방판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계약을 철회하더라도 원금복구의 의무는 없다.

증권사들은 불완전판매를 해소하는데 오히려 방문판매가 도움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직원이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 충분한 설명을 할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증권사는 태블릿PC용 방판앱 등의 개발도 마친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계약 철회 건에 금융투자상품을 배제토록 발의된 법안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통과를 기대했지만 금소법 등 사안이 많아 밀렸다”며 업계도 이미 충분한 준비를 마친 만큼 2월 국회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고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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