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하루만에 백지화 기로에 선 이산가족상봉...北 연계전략 재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6 20:11

수정 2014.10.29 22:08

전격적인 합의로 비쳐졌던 남북간의 '2월 이산가족 상봉 개최' 합의가 하루만에 무산될 기로에 섰다.

북한은 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관한 남측 언론 보도와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의 서해 직도 훈련을 거론하며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지렛대 삼아 남측에 대한 군사·정치적 압박을 재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적십자 실무접촉이 열리던 지난 5일 미국의 B-52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에서 훈련을 가졌다"면서 "대화와 침략전쟁연습, 화해와 대결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며, 흩어진 가족친척(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B-52출격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의 한 소식통은 "B-5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한 것은 사실"이라며 "B-52 1대가 어제(5일) 출격했으며 전북 군산 직도 상공 일대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남측 언론의 김정은 제1비서의 육아원·애육원 시찰을 보도를 거론하며 "최고 존엄을 헐뜯고 우리의 체제에 대한 비방중상이 계속되는 한 이룩된 합의 이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한·미군사훈련이나 비방중지 문제를 쟁점화시키지 않고 일사천리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던 북한의 또 다시 자신들의 '중대제안'을 거론하고 나선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지렛대삼는 '연계전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상당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내보이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북한이 수용했다"고 밝힌 통일부의 판단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전략은 한·미군사훈련이 남북관계 개선에 갈등과 장애가 된다는 논리를 대외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평화행사인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을 연결짓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이같은 전략을 고려할때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시기와 관련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이같은 태도에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정부입장으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무관한 사안을 들고나와서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하는 건 다시 한번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로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이산가족문제와 한·미합동군사훈련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것이며, 북한이 일부 언론 보도를 문제 삼는 건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라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이번 상봉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이달 하순에 시작되는 키리졸브(KR·옛 팀스피리트훈련) 및 독수리(FE) 연습 등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정부는 대한적십자사, 현대아산, 협력업체 등으로 구성된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한 실무점검단이 예정대로 7일 오전 금강산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입북승인 여부는 실무점검단이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할 무렵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