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7)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어떻게 보낼까
'국제시장' 산증인들 또다시 인력시장으로
노후자금 없어 일터 향해 대부분 허드렛일이 전부
고령화 사회 분위기 반영 은행 실버상품 출시 봇물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70대 최경수씨(남.가명). 손님들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고 헝클어진 매장을 쓸고 닦는게 그가 하는 주된 업무다. 쉴틈없이 밀려드는 손님들을 응대하고 그가 하루에 받는 돈은 4만원 남짓. 그래도 그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최씨는 "경기가 워낙 안좋다보니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건 꿈조차 꾸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몸이 성할 때 푼돈이라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벌어야 남은 10년을 자식들에게 손벌리지 않고 편히 살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다시 일터를 찾는 노인들이 늘고있다. 빈손 노후에 말라버린 자금줄을 어떻게든 마련해보기 위해서다. 지난 일주일동안 서울 마포구 일대 및 서울역 인근의 식당가, 영등포 시장과 종로 탑골공원 등에서 만난 노년층의 모습에선 '일을 해야한다'는 강한 절박감이 보였다. 일부 어르신들은 불편한 몸으로 파지를 줍는 어려움까지 감수하고 있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넉넉하게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 일을 하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제2의 인생을 기대했던 박준식씨(남.가명) 역시 편안한 노후라는 꿈은 일찌감치 접었다. 지난해부터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매달 받는 연금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서다. 며칠전엔 안가던 은행도 다시 찾게 됐다. 그나마 모아둔 적금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하면 번듯한 가게 하나는 낼 수 있겠다는 계산에서다. 박씨는 "허리가 좋지않아 언제까지 택시 운전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면서 "살 날이 10년, 20년은 더 남았는데 아직까지 값아야 하는 빚도 남아있는 데다가 가만히 숨만 셔도 빠져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마냥 쉴 수만은 없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60대 주부 김정옥(여·가명)씨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소싯적 남편과 맞벌이로 모은 돈으로 틈틈이 재테크를 했기 때문이다. 주식은 해본 적이 없다.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단 덜 쓰고 아껴써야 한다는 지론으로 목돈 만들기에만 주력했다고 한다. 현재 김씨는 마포구에 3층짜리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원룸 때문에 빈 공실도 여럿 있지만 제법 한달마다 정기적으로 200만원 정도의 임대 수입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런 김씨도 부업은 있다. 동네 젊은 맞벌이 부부의 베이비 시터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100세까지 사는 시대에 정말 마지막 남은 10년을 편안히 보내기 위해선 늙어도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런 노년층의 분위기는 은행들의 실버 상품 출시로도 이어진다. 실제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60세 이상 노년층을 타켓으로 하는 금융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금리 우대형 예·적금 상품에서부터 연금 관리를 대행 관리해주는 은퇴 패키지까지 다양하다. 특히 치매나 중풍처럼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간병비를 지원해 주는 간병 보험의 인기가 크다.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는 노년층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실버 고객을 위한 카드도 있다. 병원비 및 교통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