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9) 'K-Culture 열기' 아시아에서 세계로, 팝에서 문화로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 문화 콘텐츠
'할리우드 키드'를 꿈꾸며 마이클 잭슨에 열광하던…20세기 문화 불모지에서 폭발한 '21세기 한류'
한국이 만드는 콘텐츠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K팝(pop), 드라마 정도로 국한되던 한류는 이제 영화·애니메이션은 물론,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원천 기술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2일 콘텐츠 업계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약 54억달러, 우리 돈 5조9000억원에 달한다. 32억달러를 기록했던 2010년에 비해 70%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54억달러는 지난해 세계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집계한 기아자동차 글로벌 브랜드 가치와 맞먹는다. 한류를 이끄는 토종 문화콘텐츠는 이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콘텐츠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콘텐츠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서병문 회장(단국대 미디어콘텐츠연구원장)은 "K팝과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일본과 중국에 국한됐었지만 2007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며 "한류는 이제 미주, 남미 등 새로운 지역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공연은 물론 한글, 패션, 태권도 등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K팝의 열기 계속된다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즈(2014 MAMA)'의 열기는 뜨거웠다. 중국, 싱가포르, 대만,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남미, 유럽 등 각지에서 모여든 1만명의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고 TV와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24억명의 시청자가 음악으로 함께 소통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음악 수출로 3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액 8000만달러를 기록했던 5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어나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원동력으로 '라이브 공연'의 확산을 꼽았다. 동방신기, 빅뱅 등 기존의 K팝 스타들은 물론 신인급 그룹까지 가세해 주력시장인 중국, 일본 외에도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를 아우르는 '월드 투어'를 진행하며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간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K팝의 열기는 다른 산업으로도 파급력을 키우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2014 MAMA는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KOTRA의 지원을 받아 '2014 MAMA 중소기업컨벤션투어'를 함께 진행해 패션, 뷰티 분야 참여 기업들이 260억원가량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 CJ E&M이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전파하기 위해 진행하는 'K콘(KCON)' 역시 K팝 공연을 비롯해 식품, 패션, 뷰티, 자동차, 정보기술(IT) 등을 통해 수출 증가 효과 2230억원, 관광유발 효과 163억원가량의 성과를 냈다.
CJ E&M의 신형관 상무는 "K팝은 단순히 음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스타일,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단순히 유행처럼 사그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물론 예능, 애니까지 추가
한국 방송 콘텐츠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수출도 급증세다. 방송 콘텐츠 수출은 3억4000만달러로 5년 전 1억9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79%나 증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열린 10개의 해외 방송견본시에는 국내 160개사가 참여해 총 7561만달러(약 820억원)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2014 BCWW)에서는 전 세계 50개국 183개사 2013명의 바이어가 참가해 4557만달러(약 493억원)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KBS미디어는 중국 텐센트와 KBS 2015년 프로그램에 대한 중국 내 전송권을 1000만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CJ E&M의 케이블 드라마 '삼총사' '마이 시크릿 호텔' '연애 말고 결혼', JTBC의 드라마 '밀회' '청담동 살아요' '유나의 거리' 등도 수출이 성사됐다. 한국이 만드는 예능,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해 MBC의 '아빠 어디가', JTBC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에브리쇼의 여행 다큐 '컬러 오브 시티'도 수출 명단에 올랐다.
뽀로로, 로보카 폴리, 타요 등과 같은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성장 추세도 가파르다. 캐릭터 수출은 지난해 4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10년 2억8000만달러보다 71%나 늘어난 금액이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동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지역의 해외 제작사와의 합작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TV용 애니메이션의 후속 시리즈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공동 제작하고 이어 도서, 완구류 등 기타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을 활발히 진행해 수출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종 애니메이션 '넛잡'의 성공
레드로버가 제작한 토종 3차원(3D)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도둑들'은 지난해 국내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미국 전역의 3790개 스크린에 개봉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원래 3D 스크린 모니터 제작업체였던 레드로버는 그 원천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성과는 엄청났다. 레드로버가 북미 영화관에서 벌어들인 수입만 총 7900만달러, 우리 돈으로 850억원이 넘는다.
한국 영화는 작품 자체뿐 아니라 영화관이 보유한 기술을 내세워 세계를 공략하고 있다. CJ CGV는 인도네시아에서 극장 체인 '빌리츠 메가플렉스'의 위탁경영을 맡고 있으며 미얀마에서는 STD그룹과 손잡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정션 시네플렉스'를 운영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현재 베트남과 중국에 총 14개 영화관, 81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오감체험 특별관을 표방하는 '4DX' 기술 역시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4DX는 CJ CGV 자회사인 4DPLEX가 개발한 상영관으로 영화 장면을 따라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고, 물이 튀고, 향기가 나는 다양한 오감 효과를 제공한다. 4DX는 세계 1위 극장 체인 리갈 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 AEG와 상영관 진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인도 뭄바이에 첫 4DX를 오픈했다. 현재는 국내를 비롯해 멕시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브라질, 칠레, 태국, 인도, 홍콩 등 전 세계 30개국 총 150개 4DX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세계로 가는 우리 공연들
한국이 만든 창작뮤지컬 역시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넘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흥행성을 검증받은 작품을 국내로 들여왔던 기존 라이선스 방식을 벗어나 우리가 만든 창작 뮤지컬을 해외로 역수출하는 방식이다. 반응도 뜨겁다.
현재 한국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킹키부츠'는 CJ E&M이 공동 프로듀싱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지난 2013년 1월 CJ E&M은 국내 공연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개막전 제작 단계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서는 최초로 토니어워즈 최다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지난해 12월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에서 초연을 시작했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창작뮤지컬 '마타하리'는 오는 11월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최초 공연된 후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월드투어가 예정돼 있다. 틴탑, 제국의 아이들 등 아이돌이 대거 포진한 창작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역시 2013년 진행된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공연에서 전 회차 매진됐으며 그 관심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