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공기업 2차 개혁, 또 빠진 낙하산 근절책
'2진 아웃제' 실효성 의문.. 정피아 막아야 혁신 성공
정부가 지난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단계 공공부문 개혁방안을 내놨다. 근무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임직원은 면직 처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능력에 따라 월급이 달라지는 성과연봉제는 현행 2급 이상에서 7년 이상 근속자로 확대된다. 전체적으로 2단계 개혁은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근혜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은 비교적 체계적이다. 지난해 1단계 개혁은 부채를 줄이고 방만한 복지를 정비하는 데 주력했다. 정부는 부채를 목표 대비 121% 줄였고 방만경영 시정 이행률도 96%를 채우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올해 2단계 개혁은 실질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2진 아웃제 도입 등은 '철밥통'을 깨는 데 목적이 있다.
공공부문 개혁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구조개혁의 시금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새해 첫 업무보고에서 "공공부문이 선도적 개혁을 통해 다른 부문의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아직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개혁이 후퇴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전 부처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2진 아웃제, 성과연봉제 확대 실시는 노동개혁과도 직결된다. 공공부문의 노동유연성을 먼저 손질한 뒤 민간으로 점차 넓혀가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문제는 노조의 반발이다. 회사에서 쫓아내는 면직은 부채·복지를 줄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노조원의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사례를 봐도 면직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정부 출연 연구소들은 3진 아웃제를 시행해 왔지만 퇴출 사례는 전무하다. 지난해 1차 개혁 때도 정부는 공기업 노조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노총의 의견을 많이 수용했다. 2진 아웃제와 같은 공격적인 제도는 정부가 이를 악물어도 시행이 어렵다.
정부의 꾸준한 공기업 개혁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공허함이 남는다. 그것은 가장 핵심적인 개혁, 곧 낙하산 근절대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무조건 관피아를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전직 고위 관료 중에는 공직 경험을 썩히기 아까운 인재가 많다. 채용 경로가 합리적이고 취임 후 관·공기업 간 유착을 막을 수 있다면 이들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진짜 문제는 정치권에서 내려오는 이른바 정피아 낙하산이다. 관피아를 줄였더니 정피아가 판을 친다는 소리가 들린다. 전직 의원과 당 관료, 정치권에 줄을 댄 대선캠프 출신들이 대표적이다. 이래선 아무리 정부가 공기업 개혁 성과를 홍보해도 소용없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정부가 낙하산 근절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낙하산 근절책 없이는 그 어떤 공기업 개혁도 성공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