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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빛의 해 특집-2>LED, 빛의 문제 구원체로 각광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0 16:15

수정 2015.04.20 16:15

'세계 빛의 날' 개막식의 주요 연설자로 나섰던 필립스 대표이사 에릭 러돌러는 "올해 안에 약 5억 명의 인구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지방에 100개의 태양열 LED 조명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케냐의 한 지역 학생들이 LED 조명 아래서 공부를 하는 모습.
'세계 빛의 날' 개막식의 주요 연설자로 나섰던 필립스 대표이사 에릭 러돌러는 "올해 안에 약 5억 명의 인구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지방에 100개의 태양열 LED 조명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케냐의 한 지역 학생들이 LED 조명 아래서 공부를 하는 모습.

발광 다이오드(LED)가 지구상에 '빛의 빈곤 및 공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ED는 기존의 백열등이나 형광등보다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은 물론 빛의 파장에 따라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각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2015년 세계 빛의 해'를 계기로 에너지와 교육, 공공인프라 등과 맞물린 빛의 빈곤 및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라이텍코리아 등 일부 업체들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 자연광에 가까운 인공조명 등 빛의 공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LED를 중심으로 하는 빛 산업에 대한 정부지원과 기술개발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빛의 공해…관련 연구 활성화돼야

20일 한국광산업진흥회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에 따르면 선진국의 밤은 인공 조명으로 인해 '빛의 공해' 문제가 심각한 반면 케냐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빛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빛의 공해에 따른 폐해는 수면장애로 인한 생체리듬 파괴와 암 발병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식물들도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고, 야행성 동물들은 먹이사냥이나 짝짓기를 하지 못해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이에 해외 민간기업과 연구진들은 백색 LED 광원의 색상과 색온도를 자연광처럼 조절하는 등 인공조명에 대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LED 조명을 선처럼 연결해 도로 전체에 빛의 양을 조절하는 '친환경 라인 조명 가로등 시스템' 등이 개발된 바 있다.

하지만 LED 분야에 대한 보다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기에는 관련 예산 등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조로 LED 산업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현 정부 체제에서는 관련 예산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광산업진흥회 관계자는 "LED 산업에 대한 지원이 이전 정부처럼 활발하지 않다"며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빛공해방지법)' 등 조명에 대한 규제에 앞서 관련 산업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 '빛의 빈곤' 문제에 소극적

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기가 부족해 해가 지는 동시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이들도 있다. 세계 인구 중 13억명, 즉 5명 중 1명은 '빛의 빈곤'을 겪고 있는 것. 이들은 양초나 석유램프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과 화재의 위험을 늘 안고 살아간다.

이에 세계 각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태양열 LED 시스템 설치에 적극 나서는 등 이들의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필립스는 오는 12월 말까지 약 5억명의 인구가 전기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지방에 연비가 좋은 LED 조명등과 태양열 판을 결합한 전기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LED 조명 전문기업인 라이텍코리아가 몽골, 네팔,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태양광을 활용한 조명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들은 국제 사회에서 공론화된 '빛의 빈곤'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이병호 교수(전기정보공학부)는 "국내 기업들은 다른 나라의 에너지 빈곤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며 "세계 빛의 해를 계기로 이 같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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