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2015 중기 희망 리포트] 종자생산판매기업 '씨드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7:07

수정 2015.09.23 17:07

영하 30℃에도 견디는 양파종자 개발
재배지역·시기 확대 가능 추운 중앙亞 지역에 적합 헝가리 등 유럽시장 개척
지난 11일 헝가리 마코시에서 열린 '양파 페스티벌'에 참가한 씨드온의 부스. 씨드온은 페스티벌 참가를 계기로 유럽의 양파종자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헝가리 마코시에서 열린 '양파 페스티벌'에 참가한 씨드온의 부스. 씨드온은 페스티벌 참가를 계기로 유럽의 양파종자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에 따라 농산물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는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채소와 과일 등의 종자를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면서 식량안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작물 중 사과 종자의 국산화율은 17% 배 9.5%, 포도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요 작물 중 하나인 양파 역시 국내시장이 80% 이상을 수입산 종자가 장악하고 있다. 이같이 식량안보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추운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는 양파종자를 개발해 눈길을 끈다.


종자생산판매 전문기업 씨드온은 국내 순수기술로 영하 30℃에서도 월동 재배가 가능한 내한성이 높은 양파 종자를 개발했다. 통상 양파는 기온이 영하 12℃ 이하면 냉해를 입기 때문에 전남 무안과 경남 합천 등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했다. 씨드온이 개발한 품종은 극한의 기후에서 재배가 가능해 양파 재배지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씨드온의 양파종자는 지역적인 경계를 허물은 동시에 재배시기도 확대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양파시장은 대부분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춘파'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겨울이 춥기 때문에 가을에 파종하는 '추파' 재배를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춘파 품종은 저장기간이 짧아 매년 6월이 되면 양파값이 급등하게 된다.

손현철 씨드온 대표는 "씨드온에서 개발한 강내한성 추파양파는 기존 제품보다 추위에 견디는 능력이 좋아 보관이 쉽고, 수급이 안정적이어서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겨울이 추운 중앙아시아 지역은 그동안 마땅한 농사거리가 없었지만 씨드온의 종자로 넓은 지역에 양파농사를 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씨드온은 중국,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우크라이나·몰도바 등 동유럽 일대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 2000년부터 7년간 북한에서 1000만㎡에 이르는 지역에 공급할 만큼 남북 농업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유럽 최대 양파 생산지인 헝가리 마코시의 양파 페스티벌에 초청돼 유럽시장 진출의 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코시 측은 손 대표에게 양파 종자개량 등에 대한 기술협력, 국내 양파주산지와의 자매결연 등을 제안했다.


손 대표의 목표인 유라시아 대륙에 '양파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것에 한발 더 다가선 셈이다.

손 대표는 "중앙아시아에서 양파농사는 대부분 고려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를 돌아다녀봐도 우리 민족처럼 양파를 잘 재배하는 민족이 없다"면서 "한반도를 기점으로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한민족 유라시아 양파로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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