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의선 부회장,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나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4 20:01

수정 2015.09.24 20:01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회장은 장마감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보유중인 현대차 주식 440만주 가운데 316만4550주를 4999억9890만원에 매입했다. 종가 15만8000원 기준이다. 정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은 기존 6445주에서 317만995주(1.44%)로 늘어났다.

이번 블록딜은 현대중공업을 측면지원하고, 현대차 주가 방어를 위한 목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불황으로 유동성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조가 먼저 현대차 주식 매각을 요구해왔다. 또한 현대중공업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차 보유주식 매각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00만주이상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 현대차 주가폭락은 불보듯 뻔해 정부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신규순환출자 금지로 계열사들이 현대차 주식을 대거 취득할 수 없다. 더구나 주식시장 수급불안으로 현대차 주가가 12만원까지 폭락했다가 겨우 15만원대를 회복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출회되면 주가안정에 큰 부담이다.

이날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정부회장이 현대차 주식을 직접 매입한 배경에 대해 "전략적 판단이 컸다"며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현대차 경영권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에 매각되면 주가폭락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번에 정부회장이 투입한 자금은 앞서 현대글로비스 보유주식과 지난 6월 상장한 이노션 주식 매각 등으로 마련된 실탄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각자금이 현대모비스 지분확보에 쓰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거래만 놓고보면 예상이 다소 빗나간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단순한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 정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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