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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됐더니 규제만 41개, 카카오 O2O·AI 사업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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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경제.. 전통산업은 구조조정, 신산업은 규제에 발목
대중기 상생법 적용하면 대리운전 사업 등 직격탄
"전통산업 위주의 규제.. 신산업 지원토록 개선을"

대기업 됐더니 규제만 41개, 카카오 O2O·AI 사업 급제동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된 뒤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사업(O2O), 인공지능(AI) 개발 등 신사업과 기술개발 투자가 줄줄이 대기업 규제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벤처기업 카카오에는 적용되지 않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지능형 로봇개발법 등에 명시된 40개 이상의 규제가 대기업 카카오에 적용되면서다.

조선.해운 등 한국경제를 주도하던 전통산업들이 세계 경기 위축으로 구조조정 심판대 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인터넷, O2O, AI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는 신산업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재대로 성장해 보지도 못한채 고사위기를 맞는 것이다.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으로 신산업에 뛰어든 기업이 규모를 갖춰 대기업 수준으로 성장하면 바로 규제의 덫에 걸려 성장을 멈춰야 하는 규제환경에서는 한국경제의 활로를 찾을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위기에 몰린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통산업 중심으로 만들어 놓은 대기업 규제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신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 'O2O-AI 사업 제동' 현실화 우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기업이 받게 되는 규제는 총 78개 가량인데, 이번에 새로 대기업으로 지정된 카카오는 이 가운데 41개 규제의 직접 적용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적용받고 있던 규제가 20건, 해당사항이 없는 규제는 17건 정도다.

카카오택시 등 O2O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카카오는 당장 O2O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로 인해 사업조정 신청과 사업조정에 관한 권고 및 명령, 대기업 사업의 중소기업 이양 이란 규제가 O2O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단체가 사업조정을 신청하면 정부가 이행명령을 통해 대기업이 이미 진출해 있는 사업까지 철수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결국 카카오의 대리운전 등 신규 O2O 사업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또 카카오와 M&A 협상을 준비하는 O2O 스타트업들도 사업 확장 기회를 잃게 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세탁 관련 O2O 사업을 예로 들면 당장 동네 세탁소들이 대기업 카카오의 세탁 사업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탁 서비스가 O2O로 전환되면 소비자도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신산업도 발전할 수 있지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프레임에 갇히면 신산업도 소비자 서비스 향상도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지적했다.

■투자 사업도 줄줄이 발목

AI와 같이 카카오가 투자하는 사업영역들도 대기업 규제에 걸리며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조명받으며 카카오도 인터넷 기업으로서 AI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지만 대기업에 묶이면서 지능형 로봇개발 관련 및 보급촉진법 규제를 받게됐다. 지능형 로봇전문기업 지정 과정에서 로봇 부품, 완제품 외 관련 시스템을 비롯한 서비스 기업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면서 개발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e러닝(전자학습)에 대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카카오의 계열사 케이큐브벤처스는 공동펀드나 자체적인 투자를 통해 e러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e러닝 산업 발전 및 활용촉진법 상 중소 e러닝 사업자에 대한 지원으로 인해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e러닝 사업에 참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카카오의 스타트업 지분투자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존 투자한 스타트업의 활동에도 제약이 가해질 수 있어 투자로 몸집을 키운 카카오가 앞으로는 빠른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도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에 따른 규제 확대 사례로 인해 대기업집단 지정을 코앞에 둔 네이버도 같은 규제를 받을 수 밖에 없어 성장기로에 놓인 인터넷 업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흐름에 맞춰 규제가 진행돼야 하지만 예전 방식에 머물러 있는 규제가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카카오만 해도 78개 규제 중 17개 규제가 해당사항이 없을 정도로 무용지물인 규제들이 많이 있다"고 비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