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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수 레코 대표 "공기 포장재 '에어셀2', 스티로폼 대체할 것"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7:14

수정 2016.06.02 22:30

친환경 패키징 국내외서 주목.. 보온·보랭·내구성까지 갖춰
[인터뷰] 김영수 레코 대표 "공기 포장재 '에어셀2', 스티로폼 대체할 것"

포장재 전문업체 레코의 김영수 대표(사진)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방위산업체 해외 부서에서 만 10년 동안 해외기술 도입 업무를 하던 김 대표는 외환위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회사에서 일부 조직을 독립시켰고 그 조직의 수장을 맡은 것. 뜻하지 않은 창업이었지만 김 대표는 승승장구했다. 기계부품을 수출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서 우리나라의 정밀부품을 세계 시장에 알렸고, 500만달러 수출탑까지 수상하는 등 회사를 탄탄하게 키워냈다. 성공한 사업가로의 변신이 마무리될 때쯤, 김 대표는 갑자기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포장재 개발 회사 레코를 설립한 것이다.


■"내가 불편하면 남들도 불편"

2일 김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출사업을 하면서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포장재의 부피가 너무 커 수출화물 운송비가 과다하게 소요된다는 문제점을 느끼게 됐다"며 "포장 전문업체들을 물색하고 돌아다녀 봤지만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곳이 없어 아예 내가 포장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직접 '포장쟁이'들을 섭외해서 레코를 설립했다"고 창업과정을 설명했다.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길로 뛰어든 김 대표는 국내외 포장기술을 연구하다 무한한 자원인 공기를 포장재에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데만 5~6년이 걸렸다. 공기를 주입하고 잘 빠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테스트 과정만 3년, 40여회의 테스트를 통해 김 대표는 '에어셀'이라는 공기를 활용한 포장재를 시장에 내놓게 됐다.

고난의 시절도 겪었지만 열매는 작지 않았다. '에어셀'은 전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고 레코는 국내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포장재 전문 공급 업체가 됐다. 두번째 창업도 성공가도로 진입한 것이다.

김 대표는 "에어셀을 성공시킨 뒤 또 다른 게 눈길을 잡았다"며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스티로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답답하고, 불편할 뿐 아니라 커다란 환경쓰레기가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해내는 과정인 것이다.

■"에어셀2, 스티로폼 완전 대체할 것"

김 대표는 또다시 스티로폼의 보온, 보냉 기술과 내구성을 대체할 포장재 개발에 매달렸다. 스티로폼의 내구성과 보온, 보랭 기술을 공기 포장재에 담는 신기술 개발에만 매달리기를 4~5년. 올해 드디어 종착점에 다다랐다. 레코는 지난 4월 보온, 보랭 기능을 추가한 공기 포장재 '에어셀2'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미래패키징 신기술 정부포상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수상한 것이다.

아마존에 보랭 포장재를 독점 공급하는 등 연 매출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포장재 전문기업 프랏 인더스트리즈에서도 '에어셀2'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도 스티로폼을 대체할 제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단가가 맞지 않고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쓰레기 수거업체에서 스티로폼을 꺼려 분리수거에 골치를 썩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친환경 부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식장 등에서 사용되는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면 구매가격의 70%를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김영수 대표는 친환경 부표로도 에어셀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티로폼 쓰레기가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에어셀2가 스티로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내가 보기 싫고 불편한 것은 남들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불편한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시장성이 있는 사업분야"라고 자신의 성공철학을 설명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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