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의 '그레이스 켈리'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라니아 알 압둘라 요르단 왕비(46)가 왕비로서의 삶을 호주 텔레그래프에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아내로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라니아 왕비는 뛰어난 외모와 국왕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무슬림이지만 종교와 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교육, 여성, 난민 등에 대한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니아 왕비는 대학 졸업 후 시티은행에 다니던 중 1993년 한 식당에서 압둘라 2세를 만나게 된다. 라니아의 외적, 내적인 아름다움에 반한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두 사람은 6개월만에 초스피드로 결혼에 골인한다.
라니아 왕비는 "왕자였던 남편을 만난 이야기가 동화같을 수 있지만 왕비가 된다는 것 역시 다른 직업과 같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성과 왕관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요르단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내 능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99년 그는 28살의 젊은 나이에 한 나라의 왕비가 됐다. '왕비의 역할 매뉴얼' 같은 것은 없었기에 당시 그는 매우 두렵기도 했었다고. 라니아 왕비는 "한창 육아에 전념하고 있던 내게 요르단의 모든 아이들을 잘 길러낼 책임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의 도움 덕분에 라니아 왕비는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왕비가 요르단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교육'과 '지역사회 역량강화' 활동이다. 특히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적극적으로 교육 현장을 찾는다.

또 활발한 외교 활동도 하고 있는데, 특히 자선 활동으로 유명하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전문병원을 방문해 환자들과 대화하는가 하면, 고아 및 아동복지, 여성인권, 종교 간 화합 등을 지원하고 있다. 9.11 테러 당시에는 남편 압둘라 2세 국왕과 함께 미국 세계무역센터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전세계 왕족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사람 중 한명인 그는 "왕비의 자리에 있으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며 앞으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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